통계청 ‘4월 인구동향’
‘자연증가’ 1년새 절반 뚝혼인 건수 감소세 등 영향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출생아 수는 2만 7700명이다. 1년 전보다 2700명(8.9%) 줄었다. 4월 출생아 수가 3만명을 밑돈 것은 월별 출생아 수를 집계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1~4월 누적 출생아 수도 11만 7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 9000명)보다 9.3% 감소했다. 이 역시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29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4월 사망자 수는 2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명(3.9%)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으로 최고다. 1∼4월 누적 사망자 수는 10만 58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째 증가세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3700명으로 1년 전(7300명)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상당 부분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통계당국은 출생아 수가 2만명대에 그친 가장 큰 이유로 출산 연령대의 여성 인구 감소를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33세 여성 인구는 1년 전보다 11% 줄었고, 34세 여성 인구 역시 같은 기간 9.2% 줄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 연령대의 여성 인구 감소 추세는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초고령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지난해 4월 59만 8000명에서 지난 4월 64만 6000명으로 증가했다. 이 과장은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서 자연증가가 적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혼인 건수는 2만 6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건(2.5%)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혼인 신고일수가 1년 전보다 늘어 건수 감소세 자체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혼인 건수 감소를 간과하고 저출산 정책을 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진호 아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점차 비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저출산 정책을 펴면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아이를 정말 낳고 싶은데 경제적인 이유로 못 낳거나, 둘째를 가지고 싶어도 하나밖에 못 낳겠다는 부부들을 겨냥해 획기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혼 건수는 8700건으로 1년 전보다 800건(10.1%) 늘었다. 결혼 기간 5년 이내인 부부가 이혼하는 사례는 줄었지만 30년 이상인 부부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결혼 기간이 30년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은퇴와 맞물려서 이혼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8-06-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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