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추념식에서 가슴 먹먹하게 만든 7살 아이의 미소

현충일 추념식에서 가슴 먹먹하게 만든 7살 아이의 미소

오세진 기자
입력 2018-06-06 21:05
수정 2018-06-0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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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다가 순직한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 정준용군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정군의 옆에는 배우자 서지연씨. 2018.6.6 뉴스1. 국가보훈처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다가 순직한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 정준용군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정군의 옆에는 배우자 서지연씨. 2018.6.6 뉴스1. 국가보훈처 제공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순직한 공무원들의 유가족에게 국가유공자증을 수여했습니다. 지난 4월 훈련 후 기지로 귀환하다 전투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최필영 소령·박기훈 대위, 지난 3월 유기견 구조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순직한 고 김신형 소방장과 고 김은영·문새미 소방사, 그리고 지난해 12월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려다 아파트 외벽에서 떨어져 숨진 고 정연호 경위 등이 국가유공자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와 함께 수여식장에 올라온 앳된 어린이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인 정준용군입니다. 정군의 나이는 올해로 7살입니다. 문 대통령은 정군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와 무릎을 구부렸고, 정군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정군의 두 손을 붙잡고 말을 걸며 정군을 위로했습니다. 정군은 생글생글 웃으며 문 대통령과 마주했습니다. 천진난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정군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애틋한 마음을 자아내서인지 분위기가 순간 숙연해졌습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다가 순직한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 정준용군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한 뒤 정 경위의 배우자 서지연씨와 악수하며 위로하고 있다. 2018.6.6 뉴스1. 국가보훈처 제공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다가 순직한 고 정연호 경위의 아들 정준용군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한 뒤 정 경위의 배우자 서지연씨와 악수하며 위로하고 있다. 2018.6.6 뉴스1. 국가보훈처 제공
지난해 12월 21일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정 경위(당시 계급은 경사)는 ‘아들이 번개탄을 사서 들어왔다’는 한 부모의 112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정 경위와 함께 현장에 도착한 한모 경위는 A씨 아버지와 우울증 치료 등 A씨의 정신과 치료에 대해 이야기했고, 정 경위는 A씨와 그의 어머니를 상대로 상담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A씨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그리고 방 안에서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한 정 경위는 잠긴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파트 외벽 창문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잠긴 방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9층 높이에서 떨어졌습니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정 경위를 빠르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정 경위는 이틀날 새벽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같은 해 12월 24일 열린 정 경위의 영결식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 경위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고,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당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던 정 경위의 어머니와 그의 배우자 서지연씨, 그리고 서씨의 품에 안긴 정군의 모습이 영결식 참석자들의 가슴을 더 먹먹하게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유가족께 애틋한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면서 “정부가 중심 역할을 해서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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