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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르~ 올 어린이날에도 피에로 교장선생님 오셨네

까르르~ 올 어린이날에도 피에로 교장선생님 오셨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05-04 22:48
업데이트 2018-05-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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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흥초 유상영 교장 2년째 행사
“아이들이 즐겁다면 어려울 것 없어”
등굣길 학생들 “재미있고 신기해요”


“앗! 깜짝이야. 교장선생님이 여기서 왜 이러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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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서울신흥초 유상영(가운데 피에로 의상) 교장이 어린이날 전날인 4일 아침 등굣길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울신흥초 제공
서울 금천구 서울신흥초 유상영(가운데 피에로 의상) 교장이 어린이날 전날인 4일 아침 등굣길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울신흥초 제공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8시 서울 금천구 서울신흥초등학교 교문앞 등굣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학교 유상영(54) 교장이 직접 제작한 ‘피에로’(어릿광대) 복장을 하고 아이들을 맞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놀랍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웃음을 되찾으며 “이상하게 생겼어요”라며 스스럼없이 농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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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처럼 하늘도 푸릅니다
어린이처럼 하늘도 푸릅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입니다. 어른들은 미래의 희망이요, 주인공이 될 우리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존경합시다.’ 1931년 33살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 어린이의 아버지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마지막 유언이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미세먼지 없는 이날 하늘은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만큼이나 맑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유 교장은 “2015년 우리 학교가 주변 흥일초등학교와 통합되면서 멀리서부터 학교를 나오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있어서 하루라도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 어린이날에 처음 피에로 옷을 입었다”면서 “지난해에는 피에로 옷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인사만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올해 행사를 더 확대했다”고 말했다. 신흥초는 2015년 신설 중학교 부지 확보를 위해 흥일초와 통합돼 기존 흥일초 아이들은 신흥초로 등교하고 있다.

사비로 직접 의뢰해 피에로 의상을 만들었다는 유 교장은 “사실 예전에 다른 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할 때 처음 입었던 옷인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계속 입게 된다”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면 (피에로가 되는 것이) 어려울 것도 없다. 어린이날만큼은 아이들이 학교가 놀이동산이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흥초 교사들은 유 교장과 함께 토끼 머리띠 등을 하고 아이들에게 직접 팝콘을 나눠 주거나, 학교에서 직접 대여해 운동장에 설치한 ‘이동식 바이킹’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학교 4학년 신민수(11)군은 “교장선생님이 피에로 옷을 입으시고 선생님들도 우리를 위해 학교에서 팝콘을 만들어 주시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신흥초는 이날 수업과 함께 학년별 운동회, 소원을 적어 나무에 매다는 ‘마음나무로 꿈 키우기’ 등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스케이트 선수가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우리 선생님 부자 되게 해 주세요’ 등 아이들다운 다양한 소원을 직접 적어 나무에 걸었다.

지난해 이 학교에 부임한 박호연 교사는 “부임 후 첫 어린이날을 앞두고 학교에 출근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피에로 옷을 입고 아이들과 인사하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면서 “올해에는 두 번째라 그런지 학생들이 더 즐겁게 참여하고, 저 스스로도 학생들과 더 가까워 진 것 같아서 좋다”고 활짝 웃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8-05-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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