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중동 등 해외판매법인 손실까지 떠안았다

한국GM, 중동 등 해외판매법인 손실까지 떠안았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8-04-12 22:48
수정 2018-04-13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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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핵심 ‘이전가격’ 새 국면

한국GM 실사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이전가격’(해외법인·지점 등과의 거래가격) 문제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원재료를 팔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값을 받고 있다는 기존 의혹과 함께 손실을 계속 보는 한국GM이 중동 등 해외 판매법인의 손해까지 떠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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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오른쪽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지엠(GM) 협력업체 상황 점검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최종구(오른쪽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지엠(GM) 협력업체 상황 점검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2일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GM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실사 과정에서 한국GM이 그동안 해외 판매법인의 손실을 전면 보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판매법인이 이익을 보면 한국GM이 가져오지만, 손해가 나면 손실을 떠안는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GM도 손실이 계속 나는 상황인데 해외 판매법인 손실까지 책임지는 계약을 고수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GM이 신규 투자에 채권단의 참여를 요구하는데 이런 경영 방식을 용인하면서까지 추가 지원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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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GM은 국가별 가격 정책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원가에 마진을 붙여 팔아도 되는 나라가 있고, 원가로 팔아도 시장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나라도 있다”면서 “유럽에는 원가 이하로 판매법인에 차를 넘겨줘야 했는데 계속 손해가 나서 결국 쉐보레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산은은 한국GM 측에 중동 판매법인과 북미법인 등 다른 법인 간 거래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시장의 경우 한국GM은 물론 북미법인 등 다른 법인들도 수출하고 있어 계약을 비교할 수 있다. 반면 GM 측은 중동법인은 별도의 이사회가 있고, 이 자료는 영업비밀이어서 제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GM 관계자는 “한국에서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다른 나라 사업장 자료까지 제출할 수는 없다”면서 “대신 산은 측에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에 가서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한국GM 관련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국GM으로부터 실사와 관련한) 자료가 더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얼마나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들어올지에 따라 (완료 시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달 말 완료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다음달 초에나 종료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사 전 한국GM 이전가격 의혹의 핵심이었던 본사와의 거래는 실사 과정에서 큰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GM 본사가 한국GM에 부품 등 원재료를 비싸게 파는 수법으로 수익을 빼돌려 한국GM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대기아차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의 매출원가율(매출에서 재료·인건비 등의 비율)은 80%대이지만 한국GM은 90%를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주요 차종이 스파크, 다마스, 라보, 크루즈 등 소형차 중심이어서 원래 수익이 잘 안 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4-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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