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22분 김장수에 첫 지시
세월호는 10시 17분 108도 기운 상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조 골든타임을 넘긴 뒤 첫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28일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청와대는 오전 9시 19분에서야 TV 속보를 통해 세월호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 그리고 9시 24분쯤 문자메시지로 청와대 내부에 공지했다.
그리고 해경 상황실을 통해 9시 57분쯤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완성했다. 그리고 김장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오전 10시 정각,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전달받고, 전화로 보고도 받았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정시에 본관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러 있었던 점이다.
김장수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장수 전 실장은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지금 대통령에게 세월호 관련 상황보고서 1보가 올라갈 예정이니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또 신인호 당시 위기관리센터장에게 “상황보고서 1보를 관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 시각 세월호는 좌현으로 77.9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신인호 전 센터장은 10시 12분쯤 상황보고서 1보를 완성했고, 상황병이 보고서를 들고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관저 인수문까지 뛰어가 10시 19분쯤 관저 근무 경호관을 통해 내실 근무자인 김모(71·여)씨에게 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김씨는 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고 평소처럼 그저 박 전 대통령 침실 앞 탁자 위에 올려두기만 했다.
그 직전인 10시 17분, 세월호는 108.1도 기울어 전복됐다. 승객 박모씨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한 것을 끝으로 세월호 내부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겼다.
한편 안봉근 전 비서관은 김장수 전 실장에게 연락을 받은 직후 이영선 당시 행정관에게 관저로 가기 위한 차량을 대기시키도록 지시했다. 10시 12분 안봉근 전 비서관은 본관에서 나와 이영선 전 행정관이 모는 차를 타고 관저로 향했다.
그 사이 김장수 전 실장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안봉근 전 비서관이 관저에 도착, 내실로 들어가 침실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부른 끝에야 박 전 대통령이 그 소리를 듣고 침실에서 나왔다. 검찰은 이 시각을 10시 20분쯤으로 추정했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합니다”라고 보고했고, 그때서야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한 뒤 침실로 들어가 10시 22분쯤 김장수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단 1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세요.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세요”라고 지시했다.
10시 25분, 위기관리센터 상황팀장은 해경 상황실에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를 전파했다.
그러나 5분 뒤인 10시 30분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지시를 내렸을 때에는 골든타임이 지난 뒤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세월호는 10시 17분 108도 기운 상태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25분쯤 세월호 침몰 상황.
전라남도
전라남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28일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청와대는 오전 9시 19분에서야 TV 속보를 통해 세월호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 그리고 9시 24분쯤 문자메시지로 청와대 내부에 공지했다.
그리고 해경 상황실을 통해 9시 57분쯤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완성했다. 그리고 김장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오전 10시 정각,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전달받고, 전화로 보고도 받았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정시에 본관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러 있었던 점이다.
김장수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장수 전 실장은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지금 대통령에게 세월호 관련 상황보고서 1보가 올라갈 예정이니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또 신인호 당시 위기관리센터장에게 “상황보고서 1보를 관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 시각 세월호는 좌현으로 77.9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신인호 전 센터장은 10시 12분쯤 상황보고서 1보를 완성했고, 상황병이 보고서를 들고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관저 인수문까지 뛰어가 10시 19분쯤 관저 근무 경호관을 통해 내실 근무자인 김모(71·여)씨에게 보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김씨는 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고 평소처럼 그저 박 전 대통령 침실 앞 탁자 위에 올려두기만 했다.
그 직전인 10시 17분, 세월호는 108.1도 기울어 전복됐다. 승객 박모씨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한 것을 끝으로 세월호 내부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겼다.
한편 안봉근 전 비서관은 김장수 전 실장에게 연락을 받은 직후 이영선 당시 행정관에게 관저로 가기 위한 차량을 대기시키도록 지시했다. 10시 12분 안봉근 전 비서관은 본관에서 나와 이영선 전 행정관이 모는 차를 타고 관저로 향했다.
그 사이 김장수 전 실장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2017년 1월 27일 설 연휴 당시 탄핵 상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청와대 관저의 모습.
연합뉴스
연합뉴스
안봉근 전 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합니다”라고 보고했고, 그때서야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한 뒤 침실로 들어가 10시 22분쯤 김장수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단 1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세요.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세요”라고 지시했다.
10시 25분, 위기관리센터 상황팀장은 해경 상황실에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를 전파했다.
그러나 5분 뒤인 10시 30분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지시를 내렸을 때에는 골든타임이 지난 뒤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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