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평창… IOC·IPC회의 없이도 잘 돌아갑니다”

“퍼펙트 평창… IOC·IPC회의 없이도 잘 돌아갑니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03-15 23:26
수정 2018-03-1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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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퍼펙트’,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역대 최대 이벤트‘(biggest event)라며 칭찬을 쏟아내더라고요.”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지난 14일 강원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희범(69)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9일 동계올림픽 개회식부터 계속된 강행군 속에서도 연신 웃음을 지었다. 이 위원장은 두 위원장의 평가를 소개하고서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적이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말을 이어 갔다. 그는 “리우올림픽 땐 운영이 잘 안 되면 IOC가 매일 조직위와 회의를 갖고 직접 지시·통제를 했다”며 “하지만 평창올림픽에선 개회식 다음날부터 사흘 조직위와 회의를 하고 그쳤다. 조직위가 잘 돌아가는데 회의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며 뿌듯해했다. 이어 “패럴림픽 때도 회의는 첫날 하루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박’을 우리 선수단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기대 이상 기량을 선보였다. 올림픽 땐 컬링을 비롯해 신출귀몰한 경기가 이어졌고, 패럴림픽에선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 승리로 감동을 선사하며 흥행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관객이 많았고 티켓도 목표의 100% 이상 팔렸다. 패럴림픽을 걱정했는데, 13일 현재 목표 149%를 달성했다. 컬링은 200%를 넘겼다”고 덧붙였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이 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노로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이었다. 열심히 통제하려 했는데 계속 퍼져 나가니 속수무책이었다”며 “선수들에게 전염되는 걸 막느라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올림픽 개회식 1주 전인 지난달 2일 보안업체 직원이 머물던 평창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원에서 처음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했고, 올림픽 기간에 선수 4명을 포함해 172명이 양성 확진을 받았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인원이 참석했음에도 전염병 감염자 비율은 지난 대회에 비해 최저 수준이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몇몇 고비를 넘기며 대내외적으로 긍정 평가를 받지만, 이 위원장은 아쉬움도 털어놨다. “올림픽에 비해 관심을 덜 끄는 패럴림픽을 위해 방송사에서 중계에 나서야 한다. 조직위에선 여러 차례 중계를 요청했는데 일본이나 영국, 미국에 견줘 방송 시간이 절반을 훨씬 밑돈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 위원장은 중도 사퇴한 김진선 전 강원지사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서 바통을 받아 2016년 5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1년 9개월 동안 앞만 보고 달렸다.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을 ‘에브리데이 스페셜’로 불렀는데, 나에겐 ‘에브리데이 고난’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잠은 몇 시간이나 주무시냐’고 묻자 “온갖 걱정에 밤에 벌떡벌떡 깬다. 낮에 보고를 받으면서 꾸벅 졸기 일쑤”라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올림픽 준비 기간엔 시속 100㎞로 달리다가 요즘은 KTX처럼 시속 250㎞로 달리는 기분”이라던 그는 이사 소식도 뒤늦게 들었다며 크게 웃었다. “집이 팔려서 그 옆으로 옮겼다고 합디다. 지난달 25일 올림픽을 마치고 서울에 회의하러 갔다가 잠시 새집에 들렀어요. 내 짐은 정리도 안 된 채 구석에 쌓여 있더군요.”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3-1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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