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딸에게 금메달 선물한 엄마 스노보더

두 살 딸에게 금메달 선물한 엄마 스노보더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3-12 23:26
수정 2018-03-1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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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커비 하지장애 1등급 金

의족 차고 시합…2관왕에 도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엄마 스노보더가 20개월 된 딸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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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스노보더 브레나 허커비(미국)가 생애 첫 패럴림픽인 평창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하지장애 1등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은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대표팀 홍보 촬영에 응한 모습.  AFP 자료사진
엄마 스노보더 브레나 허커비(미국)가 생애 첫 패럴림픽인 평창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하지장애 1등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은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대표팀 홍보 촬영에 응한 모습.
AFP 자료사진
브레나 허커비(22·미국)가 12일 강원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하지장애 1등급(LL1) 결승에서 에이미 퍼디(미국)를 누르고 챔피언을 꿰찼다. 생애 첫 패럴림픽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보랏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퍼디, 동메달리스트 세실 에르난데스(프랑스)와 기쁨을 나눴다.

일찍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수영복 화보에 장애인 선수로는 처음 등장할 만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대회 예고편에 기용했고 주한 미국대사관에서도 그를 홍보 포인트로 삼았다.
허커비와 2살 된 딸. 허커비 인스타그램
허커비와 2살 된 딸.
허커비 인스타그램
체조로 꿈을 키우다 14세 때 골육종에 걸려 왼쪽 다리를 잘라냈다. 부모와 함께 새롭게 정을 붙일 스포츠를 찾다가 스노보드가 눈에 들어왔고 의족을 찬 채 보드를 익혔다. 2015년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뒤 이듬해 딸을 낳았다. ‘나비처럼 날아서 허커비(bee·벌)처럼 쏜다’를 좌우명으로 내세운다.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크로스와 뱅크드 슬라롬 금메달을 땄던 터라 패럴림픽 2관왕 후보로 꼽혔다. “평창에서 금메달 2개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다”던 그는 오는 16일 뱅크드 슬라롬에서 2관왕 도전에 나선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다리를 잃은 오웬 픽(26·영국)은 남자 하지장애 2등급(LL2) 16강전에서 탈락했다. 18세이던 2010년 1월 아프간 참전 중 폭발물에 무릎 아래를 크게 다쳤다. 영국에서 긴 치료를 받다가 결국 이듬해 8월 두 다리를 절단했다. 병실에 누워 텔레비전으로 스노보드 중계를 보다 빠져들었고, 미국 콜로라도 여행 중 처음으로 보드를 탄 그는 원래 뱅크드 슬라롬이 주 종목이다.

한편 남자 LL2 16강전 도중, 출발 순간을 감지하는 센서가 고장 나 수리하느라 경기가 20분 넘게 중단됐고 급기야 심판위원이 중간에 서서 양쪽 출발 게이트에 고무줄을 묶어 잡아당겼다가 놓는 ‘슬링샷’ 스타트를 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3-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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