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사망·295명 부상… 더 늘 듯
수백 차례 크고 작은 여진 발생강풍 동반한 비… 구조 작업 험난
대만이 여진의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6일 밤 1차로 규모 6.0의 지진이 동부 화롄(花蓮)을 강타한 지 24시간 만에 다시 규모 5.7의 지진이 타이루거 협곡으로 유명한 항구도시를 덮쳤다.
8일 대만 화롄시에서 자전거를 탄 어린이가 규모 6.0의 강진으로 인해 갈라진 도로 위를 지나가고 있다. 지난 6일 밤 발생한 이 지진으로 이날 오후까지 10명이 사망하고 27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롄 로이터 연합뉴스
화롄 로이터 연합뉴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윈먼추이디 빌딩에서 19∼64세의 남녀 6명이 사망했고 마셜호텔에서 37세 남성 직원 1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60대 남녀 2명은 각자의 자택에서 지진 충격으로 숨졌다. 현지 소방대는 계속 기울고 있는 윈먼추이디 빌딩과 무너진 바이진솽싱(白金雙星) 빌딩과 우쥐우쑤(吾居吾宿) 빌딩에서 수색 구조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임시대피소가 마련된 화롄체육관과 중화초등학교 등에는 주민 800여명이 대피해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공포의 밤을 지새웠다. 이번 지진으로 화롄 2개 공단의 48개 기업과 공장도 2억 8000만 대만달러(약 103억원) 상당의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은 복구됐지만 3만 1000가구 이상이 여전히 단수 상태에 놓여 있다.
한편 대만 정부는 구조대를 보내겠다는 중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 대만 행정원의 대중국 창구인 대륙위원회 대변인 추추이정은 “인력과 자원이 충분하다”며 “지진은 자연재해로, 구조를 위해 인도주의적 노력이 필요하지 정치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왕경이 대만 중국문화대 사회과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거부한 차이잉원 정부는 중국이 대만에 구조대를 보내는 데 동의하는 것과 같이 화해로 여겨지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1999년 9월 발생해 2400여명이 숨진 지진에 비하면 이번 지진은 대만 정부가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진으로 윈먼추이디 빌딩의 뷰티플 스테이 모텔에 숙박 중이던 중국인 여성 여행객 4명이 사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2-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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