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4강’ 이루고 금의환향
“아시아인 가능성 보여줬다 생각부상 없어 몸 컨디션 100%라도
위대한 페더러 꺾는단 보장 못해”
文대통령 ‘국민들 자부심 줘’ 축전
“4강에 올라갔을 때는 살짝 기분이 좋은 정도였는데, 이렇게 많은 팬이 나와 있을 줄 몰랐습니다. 앞으로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공항 나온 어린이들과 하이파이브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른 정현이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영 나온 어린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 기자 seaworld@seoul.co.kr
최해국 선임 기자 seaworld@seoul.co.kr
검은색 운동복과 모자를 쓴 정현은 10시간 넘은 비행 시간에도 환한 미소를 띠었다. 그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했지만 그 순간이 이처럼 빨리 올 줄 몰랐다”며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도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좋은 날’이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으나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세계 랭킹 ‘톱10’ 욕심이 나고, 시상대에 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준결승전을 치르다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한 정현은 “아직 통증이 있다. 30일 병원에 가서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출전 여부도 병원 검진을 받은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페더러를 이길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에 정현은 “컨디션이 100%라도 그런 위대한 선수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며 “그러나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는데 부상이 아쉬웠다”고 답했다. 페더러에 대해선 “매우 부드럽게 플레이해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다”며 감탄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앞으로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의 박지성, 야구의 박찬호 등 ‘스포츠 영웅’과 비교하는 질문엔 “위대한 선수들을 롤모델 삼고 쫓아가겠다. 테니스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중계카메라에 쓴 글귀(캡틴 보고 있나)와 관련해서는 “모든 분이 아실 것이다. (김일순) 감독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또한 국민께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네빌 고드윈(43·남아프리카공화국) 코치에 대해선 “외국인 코치와 함께 하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편견을 깨 줬다”고 고마워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이날 고드윈 코치를 정식 코치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메이저 통산 20회 우승’ 펑펑 운 페더러
28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를 3-2로 물리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우승컵을 받고 벅찬 기쁨에 흘린 눈물을 손으로 닦고 있다. 메이저 대회 통산 2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는 “믿을 수 없다. 정말 기쁘다. 내 꿈이 현실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멜버른 AP
멜버른 AP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1-29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