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 추구 알았다면 경고했을 것”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정호성(49)씨가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저도 대통령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라면서 “상당히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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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문건 유출과 관련한 증인으로 나왔을 당시 정씨는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으시는 참담한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증언을 거부했으나 이날은 비교적 적극적으로 답하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최씨는 대통령님이 여성·독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조용히 뒤에서 챙기는 사람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났는지 경악했다”고 했다.
특히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받아낸 혐의와 관련 “정말로 기업 친화적인 분이며 기업을 위해 애쓴 분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금이라도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만 계속 얘기하셨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해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최씨의 지인이 운영한 업체의 납품에 도움을 준 혐의도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것뿐이라며 “저도 최씨 지인 회사인지 검찰 조사로 알았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아셨겠느냐”고 반박했다.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 및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한 뇌물 혐의도 부인하며 “대통령께 18년 동안 정유라 얘기를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해선 “최씨 의견을 한 번 들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말씀은 있었지만 그것이 문건을 보내주라는 명시적 지시는 아니었다”면서 “대통령님의 뜻을 헤아려서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려고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과했던 것 같고 제 실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모두 철회했다. 재판은 이재만·안봉근 등 나머지 문고리 3인방과 최씨의 증인신문을 거친 뒤 다음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1-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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