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계 여성들 “남성, 유혹의 자유 있다”···‘미투 캠페인’ 제동

프랑스 문화계 여성들 “남성, 유혹의 자유 있다”···‘미투 캠페인’ 제동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01-10 09:16
수정 2018-01-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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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흐름 성의 자유 억압하고 남성 공격 지나쳐”

배우 카트린 드뇌브 등 프랑스의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들이 최근 남성 유명인사들의 성 추문과 관련해 “남자들은 여성을 유혹할 자유가 있다”면서 남자들에게 청교도주의적인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기자회견 하는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 연합뉴스
지난해 2월 기자회견 하는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 연합뉴스
‘카트린 M의 성생활’이라는 에세이집으로 유명한 미술평론가 카트린 미예와 카트린 드뇌브 등 여성 100명은 9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성의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투고했다.

이들은 “성폭력은 분명 범죄지만, 유혹이나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은 범죄가 아니다”면서 “최근 남성들에게 증오를 표출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자들이 권력을 남용해 직업적 관계에서 여성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논의 흐름은 남성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의 자유에 필수 불가결한 유혹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취지의 프랑스 르몽드 기고 제목.
성의 자유에 필수 불가결한 유혹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취지의 프랑스 르몽드 기고 제목.
이들은 “악마 같은 남성들의 지배 아래 여성들을 영구적인 희생자의 상태로 두고 선(善)의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보호와 여성 해방을 거론하는 것은 청교도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다수의 여배우를 상대로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성관계를 강요한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와인스틴의 스캔들 이후 자신의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을 SNS 공간에서 공개하는 ‘미투’ 캠페인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남성에게 변호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이들을 성범죄자들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성의 무릎을 만지거나 키스를 하려 했다거나 일방적으로 친밀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남성들이 자신의 직장에서 떨려 나는 등 성급한 재단으로 희생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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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감독 토백, 30여명 성추행의혹
할리우드 영화감독 토백, 30여명 성추행의혹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 놓은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감독 겸 극작가인 제임스 토백 또한 여배우 30여 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미 일간 로스엔젤레스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이들은 “남자들이 자신의 10년, 20년, 30년 전의 과거의 죄와 부적절했던 행동들을 끄집어내 뉘우치기를 요구받고 있다”면서 “고발자를 자처한 인물들이 (공인들의) 사생활로 침입해 공개 자백을 강요한다. 이는 사회에 전체주의의 기운을 심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돼지들’을 도살장에 보내버리려는 열정은 여성들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실상에서는 이런 상황이 성적 자유를 억압하는 종교적 극단주의 세력,도덕적 반동주의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 ‘돼지’(porc)는 성적으로 방탕한 남성을 속되게 이를 때 쓰는 말이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성폭력과 적절하지 않은 유혹을 구분할 만큼 현명하다”면서 “성적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의 자유를 옹호한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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