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박기섭
심사위원 박기섭(왼쪽)·이근배(오른쪽)시인.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와온’은 이미 한국시사에서 빼려야 뺄 수 없는 지명이다. 그만큼 많은 시인들이 와온을 노래해 온 터다. 이 경우 남다른 관점과 해석이 필요한데, 장은해는 그 나름의 빛깔과 무늬로 와온을 그려낸다. ‘다시, 와온´은 풍경의 전경화를 통해 생태환경과 생명의 전언을 결속한 작품이다. 전편에서 활유의 수사가 돋보이며, 신선한 발상과 유연한 어조로 문면의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면서 일상의 풍경 속에 생존의 표정을 담는 심상의 중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잗주름’, ‘갯내 살큼’, ‘갈마든’, ‘붉덩물’처럼 맨우리말의 말맛을 살리거나, ‘함초’, ‘말뚝망둥어’, ‘달랑게’ 같은 수생생물로 현장감을 더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먼 길의 동행이 된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더 갈고 다듬어 자신만의 문체와 시품을 이루어 가길 바란다. 낙선자들도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이은상) 절망의 겉창이 곧 희망이거늘. 분발을 빈다.
2018-01-01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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