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보완 뒤 OECD순위 껑충
그동안 베일 뒤에 숨어 있던 소득 양극화의 민낯이 드러났다.새로운 자료에 따라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수치가 바뀌면서 OECD 내 우리나라 소득분배 불평등 순위는 2015년 기준 기존 발표(중간 수준)와 달리 8위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한국보다 지니계수가 높은 나라는 멕시코(0.459), 칠레(0.454), 터키(0.398), 미국(0.390) 등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나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과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 사이에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0.396, 2016년 0.402로 OECD 평균(0.472)에 비해서도 매우 양호했다. 하지만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33위에서 8위로 급상승한다. 세전과 세후 소득 불평등도가 이처럼 급격히 올라가는 나라는 OECD에서 한국과 터키뿐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세·재정정책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도모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너무 소극적”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날 계룡대를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경제가 성장하면 낙수효과를 통해 다 같이 조금씩 잘 살았지만 앞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없다”며 소득 분배 정책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12-2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