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때 소득불평등 조사도 입맛대로 했나

입력 : 2017-12-21 18:10 ㅣ 수정 : 2017-12-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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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보완 뒤 OECD순위 껑충
 그동안 베일 뒤에 숨어 있던 소득 양극화의 민낯이 드러났다.
 21일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가계동향조사에서 2015년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가 0.295로 불평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하위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국세청 과세 자료, 보건복지부 연금·수당 지급 자료 등 행정 자료를 활용해 보다 정교하고 충실한 지표를 내놓자 상당 부분 수치가 달라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동안 가계동향조사에서 작성됐던 소득분배지표는 고·저 소득층의 소득을 잘 반영하지 못해 현실 반영이 제대로 안 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자료에 따라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수치가 바뀌면서 OECD 내 우리나라 소득분배 불평등 순위는 2015년 기준 기존 발표(중간 수준)와 달리 8위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한국보다 지니계수가 높은 나라는 멕시코(0.459), 칠레(0.454), 터키(0.398), 미국(0.390) 등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나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과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 사이에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0.396, 2016년 0.402로 OECD 평균(0.472)에 비해서도 매우 양호했다. 하지만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33위에서 8위로 급상승한다. 세전과 세후 소득 불평등도가 이처럼 급격히 올라가는 나라는 OECD에서 한국과 터키뿐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세·재정정책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도모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너무 소극적”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날 계룡대를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경제가 성장하면 낙수효과를 통해 다 같이 조금씩 잘 살았지만 앞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없다”며 소득 분배 정책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1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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