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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방만경영’ 금감원, 내년 예산 10% 증액 요구

‘채용비리·방만경영’ 금감원, 내년 예산 10% 증액 요구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23 09:31
업데이트 2017-11-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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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감원 내년 예산 감액 검토…팀장 직무급 인상분 환수

채용비리와 방만 경영으로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른 금융감독원이 내년 예산을 10% 가까이 증액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이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항목별로 정밀 심사해 감액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인건비 예산승인 업무 부당처리로 지급된 팀장 직무급 인상분도 지급분 이상으로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예산을 9%대 후반 가량 증액을 요구하는 내용의 예산서를 금융위로 송부했다.

금융위 설치법에 따르면 금감원은 회계연도 개시 60일 전까지 금융위원회에 예산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연말까지 금감원 예산서를 검토해 최종승인한다.

금감원의 올해 예산은 3천665억원으로 전년(3천255억원)에 비해 12.6%인 410억원 늘었으며, 설립 당시(1천197억 원)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중 금감원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을 수행하는 경비 명목으로 걷는 감독분담금은 1999년 548억원에서 올해 2천921억원으로 5.3배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3.6%씩 불어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 예산은 대부분이 인건비로, 매년 조금씩 증액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감액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세밀하게 심사해 인상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금감원 운영의 주요 재원인 감독분담금을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으로 전환하는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돼 조만간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가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분담금을 부담금으로 바꾸면 금융위의 금감원 예산의 통제권이 기획재정부로 넘어가게 된다. 금융위와 기재부는 금감원 예산통제권을 놓고 각각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재위를 등에 업고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당장 올해 예산심사부터 깐깐하게 해 금감원에 대한 예산통제권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금감원의 자율성을 존중, 예산을 통으로 승인해 용도 전용이 가능하도록 했었는데, 앞으로는 비목을 세분화해 승인해 함부로 용도 전용이 불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올해 인건비 예산승인 업무 부당처리로 지급된 팀장 직무급 인상분도 지급분 이상으로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급여규정을 개정해 팀장 직무급을 1인당 연간 290만원 내외 인상했다.

감사원은 지난 9월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금융위가 예산심의 소위에서 지난해 금감원 예산서를 심의하면서 팀장 직무급 인상분 8억 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지만, 금감원 예산담당자가 최종 예산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감액하지 않았고 금융위는 그대로 승인했다며 담당자의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부당인상된 금감원 팀장 직무급 인상분을 올해 인건비 예산편성 때 차감하고 예산서 담당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감사원 감사 진행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팀장 직무급 인상분에 대한 지급을 보류하고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팀장 직무급 인상분 지급을 보류해 6∼10월 금감원 팀장 299명에 대한 직무급 4억원 가량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금감원 노동조합이 금감원을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팀장 직무급 인상분 지급 보류는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지급)이라며 이를 24일까지 시정하도록 금감원에 지시했다.

금융위는 22일 미지급 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금감원장이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있어 팀장 직무급 인상분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예산서에서 해당 직무급 인상분은 전액 삭감하고, 복지비나 연가보상비 등을 조정해 올해 노조의 진정에 따라 지급할 수밖에 없었던 금액 이상을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올해 업무성과 평가에 금감원 인건비 예산 편성과 승인업무 부당처리와 채용비리 등을 모두 반영, 성과급도 깎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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