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왕/유혜율 지음/김윤주 그림/바람의아이들/44쪽/1만 5000원
아이를 먹고 입히고 씻기는 것도 간단치 않지만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돌보는 일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미세하게 어긋난 말에도 쉽게 균열이 가는 아이들의 섬세한 속내는 어떻게 쓸어줘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자주 있어요. 그래서 자꾸만 미안하다는 말로, 사랑한다는 말로 서둘러 봉합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아이의 상처가 아물 것이라는 믿음은 착각입니다. 그런 일이 거듭되면 아이는 생각할 테죠.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없어. 사랑한다는 말은 믿지 않아.”
엄마의 집에는 아빠가, 아빠의 집에는 엄마가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는 어떨까요. 이혼은 오래 아프고 고민한 부부에게 서로를 위해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분리가 한 세계가 떨어져 나가는 두려움이고 혼란, 상처일 수 있다는 데서 책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이는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밀어낸 채 자신만의 근력을 키워 나갑니다. 뜨겁고 외로운 사막에서 왕이 된 상상을 하죠. 속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아픔이 고스란히 옮겨진 공간에서 아이는 어떤 고통도 파고들 수 없는 가시옷을 입은 자신을 상상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굳혀 봅니다. 그때서야 황막한 사막은 밤의 별과 황금의 모래가 더욱 빛나는 경이로운 공간이 되죠. 스스로가 만든 마음의 근력으로 아이는 이제 헤아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때도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건 언제나 진심이라는 걸요. 6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엄마의 집에는 아빠가, 아빠의 집에는 엄마가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는 어떨까요. 이혼은 오래 아프고 고민한 부부에게 서로를 위해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분리가 한 세계가 떨어져 나가는 두려움이고 혼란, 상처일 수 있다는 데서 책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이는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밀어낸 채 자신만의 근력을 키워 나갑니다. 뜨겁고 외로운 사막에서 왕이 된 상상을 하죠. 속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아픔이 고스란히 옮겨진 공간에서 아이는 어떤 고통도 파고들 수 없는 가시옷을 입은 자신을 상상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굳혀 봅니다. 그때서야 황막한 사막은 밤의 별과 황금의 모래가 더욱 빛나는 경이로운 공간이 되죠. 스스로가 만든 마음의 근력으로 아이는 이제 헤아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때도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건 언제나 진심이라는 걸요. 6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11-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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