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한반도 넘어오기 이전인 15세기 말~16세기 조선 초기에 이미 등장
지금처럼 젓갈 넣어 담근 김치는 언제 나왔을까?“김치 없이 못 살아 정말 못살아.”
최근 들어 김치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치가 없는 한국인의 식단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이번에 찾아낸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
사진은 박과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동과백하해교침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사진은 박과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동과백하해교침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 박채린 박사와 경북대 백두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16세기 이전 조리서로 추정되는 ‘주초침저방’에서 감동젓갈로 만든 ‘감동저’와 새우젓김치인 ‘동과백하해교침저’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10월호에 실렸다.
세계 각국은 독특한 절임채소를 갖고 있는데 대부분이 소금이나 장, 식초 같은 것에 담근 장아찌 형태다. 그렇지만 김치는 생채소에 각종 향신채소와 양념을 넣어 버무려 발효시킨 것으로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케모노 등 절임채소와도 차별화돼 독특한 음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을 찾아냈다. 사진은 감동을 넣어 만든 김치인 감동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전북 고창에서 전통술을 연구하는 이상훈씨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 전기의 조리서인 ‘주초침저방’을 분석한 결과 젓갈김치 2종의 조리법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젓갈 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나온 ‘증보산림경제’(1766년)에 있는 새우젓오이김치와 1700년대에 나온 ‘소문사설’에 실린 무김치였다.
감동젓갈은 작고 가느다란 새우로 만든 것으로 보라색을 띄고 있기 때문에 자하, 곤쟁이 등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에는 왕실진상품으로 올리던 고급 젓갈이었다. 감동저는 이 감동젓갈로 만든 김치이고 동과백하해교침저는 박과에 속하는 일년초인 동아와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김치다.
이번 연구로 이 두 김치는 현존하는 기록으로 남은 가장 오래된 젓갈김치가 됐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