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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이언스] 젓갈 넣어 담근 김치는 언제부터?

[달콤한 사이언스] 젓갈 넣어 담근 김치는 언제부터?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7-10-30 10:41
업데이트 2017-10-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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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한반도 넘어오기 이전인 15세기 말~16세기 조선 초기에 이미 등장

지금처럼 젓갈 넣어 담근 김치는 언제 나왔을까?

“김치 없이 못 살아 정말 못살아.”

최근 들어 김치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치가 없는 한국인의 식단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이번에 찾아낸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 사진은 박과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동과백하해교침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이번에 찾아낸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
사진은 박과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동과백하해교침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그런데 지금처럼 젓갈을 넣고 양념을 버무려 먹는 김치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던 것일까. 지금까지는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젓갈 김치가 처음 나왔다고 알려졌지만 이보다 200년이 앞선 16세기 이전에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 박채린 박사와 경북대 백두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16세기 이전 조리서로 추정되는 ‘주초침저방’에서 감동젓갈로 만든 ‘감동저’와 새우젓김치인 ‘동과백하해교침저’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10월호에 실렸다.

세계 각국은 독특한 절임채소를 갖고 있는데 대부분이 소금이나 장, 식초 같은 것에 담근 장아찌 형태다. 그렇지만 김치는 생채소에 각종 향신채소와 양념을 넣어 버무려 발효시킨 것으로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케모노 등 절임채소와도 차별화돼 독특한 음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을 찾아냈다. 사진은 감동을 넣어 만든 김치인 감동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세계김치연구소와 경북대 공동연구진이 최초의 젓갈김치 기록을 찾아냈다. 사진은 감동을 넣어 만든 김치인 감동저에 대한 기록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특히 김치 양념소에 들어가는 젓갈은 동물성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젓갈을 사용함으로써 김치는 동물성 및 식물성 영양물질과 유산균이 고루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젓갈김치 제조시점은 한국의 음식문화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정확한 시점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북 고창에서 전통술을 연구하는 이상훈씨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 전기의 조리서인 ‘주초침저방’을 분석한 결과 젓갈김치 2종의 조리법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젓갈 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나온 ‘증보산림경제’(1766년)에 있는 새우젓오이김치와 1700년대에 나온 ‘소문사설’에 실린 무김치였다.

감동젓갈은 작고 가느다란 새우로 만든 것으로 보라색을 띄고 있기 때문에 자하, 곤쟁이 등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에는 왕실진상품으로 올리던 고급 젓갈이었다. 감동저는 이 감동젓갈로 만든 김치이고 동과백하해교침저는 박과에 속하는 일년초인 동아와 새우젓을 버무려 만든 김치다.

이번 연구로 이 두 김치는 현존하는 기록으로 남은 가장 오래된 젓갈김치가 됐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
박채린 박사는 “이번 연구로 고춧가루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이전인 조선 전기에도 젓갈을 이용함 버무림 형태의 김치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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