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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생리대 릴리안, 안전성 유해성 검사 면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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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7-08-27 17:04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식약처, 2009년 이후 1082개 품목 중 4개만 검사

여성환경연대가 24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리대의 모든 유해 화학물질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여성 건강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이날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한 여성 10명 중 6명은 생리주기가 바뀌었다는 사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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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환경연대가 24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리대의 모든 유해 화학물질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여성 건강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이날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한 여성 10명 중 6명은 생리주기가 바뀌었다는 사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가 제품을 허가받을 당시 안전성·유해성 검사를 면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09년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유해성 검사를 받은 생리대는 1082개 품목 가운데 4개(0.4%)에 그쳤다.

제조사가 일정 규격 기준을 맞추겠다고 하면 안전성·유해성 검사를 면제하는데, 식약처는 생리대 제조사가 규격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생리대 제조사가 식약처로부터 받은 판매 허가는 사실상 제조사의 ‘구두 통보’였다.

양승조(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7일 식약처에서 받은 생리대 인허가 자료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2007년부터 릴리안 생리대 75개 품목에 대해 신고·허가를 받으면서 모든 품목의 안전성·유효성 심사자료 제출을 면제받았다.

식약처는 생리대 제조업체가 식약처 고시(의약외품에 관한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라 생리대 기준규격을 맞추겠다고 하거나, 이미 허가된 품목과 같은 성분으로 생리대를 만들면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면제하고 있다. 릴리안은 식약처가 제시하는 기준규격을 맞춘다고 했기에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면제받았다.

식약처가 제시하는 기준규격은 형광증백제, 산·알칼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이다. 이 기준에는 생리대 재료로 적합한 화학성분과 제조법 등이 나열돼 있다.


릴리안 뿐만 아니라 다른 생리대들도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대부분 면제받았다. 2009년 이후 시중에 유통된 1082개 품목 가운데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받은 4개 품목은 완전히 새로운 화학물질을 쓰거나, 기능성이 강화된 상품들이다. 매우 특이한 경우에만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했다.

식약처는 생리대 제조사가 규격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생리대 제조사가 기준규격을 지켰다는 내용을 식약처에 제출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깨끗한나라 역시 릴리안 생리대를 허가받으면서 규격기준을 지켰다는 내용의 자료를 식약처에 내지 않았다.

식약처는 생리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된 이후 정기적인 품질 점검을 하고 있다. 식약처는 2015~2016년 릴리안 35개 품목을 포함한 생리대 252품목이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지 검사했다.

그러나 이는 ‘사후약방문’식 대처라는 지적이다. 문제가 생기고 난 후에야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생리대 규격기준을 출시 전에 검토하기에는 검사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식약처가 마련한 생리대 규격 기준에는 발암물질에 대한 기준조차 없다.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국내 생리대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하고 나서야 식약처는 이 문제를 인지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심각해진 최근에서야 내년 10월 끝나기로 예정된 생리대 유해평가 기준에 대한 연구용역을 앞당기기로 했다. 지금은 발암물질에 대한 시험법과 유해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양승조 위원장은 “제조사가 식약처 고시의 맹점을 이용해 기준규격에 적합하지 않은 생리대를 만들었어도, 식약처는 이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허가를 내줘야 했던 상황”이라며 “관련 부분의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을 통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리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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