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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불꽃같은 삶 산 힙합 전설 투팍

‘올 아이즈 온 미’는 불과 25세,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힙합 아티스트 투팍(1971~1996)을 조명한 작품이다. 그는 1990년대 갱스터 랩의 황금기에 미국 서부계 힙합을 대표했던 전설이다. 흑인 빈민가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폭력, 사회문제 등을 직설적으로 거침없이 내뱉으며 대중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본격 활동 기간은 5년뿐이지만 사후에도 미발표곡들이 발매되며 전 세계적으로 75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치웠다. 앨범 판매고에 있어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힙합 아티스트는 에미넴 정도에 불과하다.
영화 ‘올 아이즈 온 미’
화려한 공연 장면이 다수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카메라는 대체로 잔잔하게 투팍의 삶을 쫓는다. 전반부는 교도소 복역 중 발매한 앨범 ‘미 어게인스트 월드’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옥중 인터뷰를 하게 된 투팍이 기자의 질문에 자기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되짚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특히 급진적인 흑인 운동 단체 블랙 팬서에서 활동했던 친어머니와 양부 밑에서 성장하는 과정과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소양을 보여 주며 투팍이 투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그가 가진 예술성의 뿌리를 더듬는다.

사생활에 있어서는 사건, 사고가 많았다. 폭력, 총격, 성폭행 혐의 등으로 10여 차례 기소돼 실제 수감되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사건들을 다루는 데 대개 투팍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편이다. 후반부는 출소 후 힙합 최초 더블 앨범인 ‘올 아이즈 온 미’로 정점으로 달리다가 서부와 동부의 힙합 전쟁에 휘말리며 총격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담는다. ‘캘리포니아 러브’, ‘디어 마마’ 등 투팍의 명곡들과 생애 마지막 공연인 하우스 오브 블루스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4000대1의 오디션을 뚫고 투팍을 연기한 신예 드미트리우스 쉽 주니어는 투팍과 매우 흡사한 외모로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미드 팬들이라면 반가울 얼굴도 많다. 투팍의 어머니를 연기한 다나이 구리라는 ‘워킹데드’의 여전사로 익숙하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이자 투팍의 또 다른 정신적 지주인 제이다는 ‘뱀파이어 다이어리’의 캣 그레이엄이 연기했다. 투팍과 인터뷰하는 기자는 ‘CSI : 뉴욕’에 나왔던 힐 하퍼다.

지난 6월 투팍의 생일에 맞춰 북미 개봉을 해 역대 힙합 영화 흥행 3위에 올랐다. 1위는 닥터 드레, 이지 E, 아이스 큐브, MC렌, DJ 옐라가 결성했던 힙합 그룹 N.W.A를 다룬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2015), 2위는 에미넴의 자전적인 영화 ‘8마일’(2002)이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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