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윤식당’ 등 여행과 음식을 주제로 삼았던 나 PD가 인문학 영역까지 분야를 확장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나 PD는 “뜬금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고 저도 부담이 있었지만 녹화하고 편집하면서 대중도 이런 프로그램을 원해 왔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처음 ‘삼시세끼’가 나왔을 때 게임도 안 하고 웃기지도 않는데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죠. 재미라는 게 단순히 웃기는 것이 아니라 공감, 힐링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식은 골치 아픈 것이 아니라 살면서 스쳐 가는 여러 가지 이야기이기 때문에 잡다한 지식도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죠. 또 요즘 시청자들은 물건을 쇼핑하듯이 방송을 보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장바구니에 담고 싶은 시청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알쓸신잡’은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MC를 맡고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이 출연한다. 이들은 경남 통영에서 첫 촬영을 마쳤다. 유희열은 “최고의 가이드 네 분이 설명해 주는 대한민국 도시 여행이었다”면서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 여행이 끝나면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며 웃었다.
처음 양정우 PD가 기획했던 ‘인문학 어벤저스’라는 주제에서 시작된 만큼 최근 쏟아지는 인문학 프로그램과 어떤 차별점을 보일 것인지도 관심을 모은다.
“기존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그 분야의 교수나 지식인들이 나와서 학생이나 대중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했다면 저희는 네 분의 시너지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의 진리를 보여 준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인문, 경제, 역사에 대해 가장 많은 설명을 하는 유시민 작가는 맛칼럼니스트를 꿈꾸고, 황교익 선생님은 또 문학에 조예가 깊습니다. 서로 받아치고 본인의 지식을 보태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라 무궁무진하게 커 나가는 힘이 있고 그것을 엿듣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유희열은 “‘썰전’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 진행자 유시민 작가가 이번 프로그램에 나온다고 해서 출연을 결심했다”며 “네 분 모두 주로 책에서 지식을 얻었기 때문에 엿듣는 재미가 있고, 저도 진행자라기보다 리스너(청자)로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