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臺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혐의 모두 부인”

法臺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혐의 모두 부인”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7-05-23 18:13
수정 2017-05-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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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65) 전 대통령이 23일 법대(法臺)에 섰다. 지난해 9월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592억원의 뇌물수수 등 18가지 혐의를 받는 피고인 신분으로 법의 심판으로 이어지는 여정에 들어섰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당한 지 75일, 4월 17일 구속 기소된 지 36일 만이다. 재판부는 신속한 진행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재판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최순실(61)씨 사건 재판을 병합하고,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 최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롯데 회장의 첫 정식 재판을 열었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것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처럼 올림머리 형태를 유지한 채 통상의 피고인이 입는 수의 대신 남색 정장 차림으로 나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지난해 9월 최씨가 독일로 출국한 이후 8개월 만에 이날 같은 자리에 섰지만 서로의 처지를 감안한 듯 눈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국가 기밀을 전달해 국정에 개입하게 하는 한편 권력을 남용해 개인이나 기업의 이권에 개입해 사익을 추구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지원을 배제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은 사사로운 이익 취득을 위해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했고 재벌과 유착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제기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뇌물수수 혐의에는 동기가 없다”며 “최씨와의 공모 관계에 대한 설명도 없고 증거 관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 등에 대한 뇌물 요구나 블랙리스트 지시 등의 혐의도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재판부가 “피고인도 공소사실을 부인하느냐”고 묻자 “변호인 입장과 같다”고 답했다. 최씨도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검찰이 무리하게 엮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는 검찰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한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 등 8명이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이상철·채명성 변호사 등 6명이 나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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