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 일상 더한 TV’ 세계를 홀리다

‘감성에 일상 더한 TV’ 세계를 홀리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7-05-22 22:38
수정 2017-05-2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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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11년 연속 판매 1위 비법

2006년부터 11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삼성전자 TV가 세운 전무후무한 기록은 단연 ‘품질’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기술을 일상에 녹아들게 한 ‘디자인’과 ‘아트 마케팅’에 삼성전자가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TV를 대체할 만한 경쟁 제품군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변화다.
와인잔을 형상화한 감성 디자인에 힘입어 2006년 TV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뒤 11년째 수성 중인 삼성전자는 22일 한층 진화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채택하며 예술계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4년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 전시장에 마련된 TV 전시관.  삼성전자 제공
와인잔을 형상화한 감성 디자인에 힘입어 2006년 TV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뒤 11년째 수성 중인 삼성전자는 22일 한층 진화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채택하며 예술계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4년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 전시장에 마련된 TV 전시관.
삼성전자 제공
우수한 디자인에 힘입어 맨 처음 성공한 삼성전자 TV는 와인잔을 형상화한 ‘보르도TV’이다. 삼성전자 측은 “1970년 말 흑백TV 생산을 시작한 지 36년 만에 ‘보르도TV’ 인기에 힘입어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했다”면서 “이때 사내에 ‘디자인 경영’이 본격 자리 잡았다”고 22일 설명했다. 2008년엔 TV 프레임이 마치 유리 공예품처럼 각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는 신소재를 개발해 TV에 적용했다. 마치 올림픽 표어처럼 ‘더 얇게, 더 크게, 더 선명하게’ TV 제품 디자인 경쟁이 치열했다.
와인잔을 형상화한 감성 디자인에 힘입어 2006년 TV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뒤 11년째 수성 중인 삼성전자는 22일 한층 진화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채택하며 예술계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간송문화전 작품을 고화질 영상으로 재현한 전시. 삼성전자 제공
와인잔을 형상화한 감성 디자인에 힘입어 2006년 TV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뒤 11년째 수성 중인 삼성전자는 22일 한층 진화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채택하며 예술계와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간송문화전 작품을 고화질 영상으로 재현한 전시.
삼성전자 제공
2015년 더 얇고 선명한 화면을 지향하던 디자인 경쟁에 변화가 생겼다. 이때 나온 ‘세리프TV’엔 옆에서 봤을 때 로마자 ‘I’ 형태로 디자인을 입혔다. 올해 곧 출시될 ‘더 프레임TV’는 ‘아트 모드’를 설정하고 TV를 껐을 때 화면에 그림이나 사진이 나온다. 켜면 TV, 끄면 액자가 되는 셈이다.

TV가 두꺼워짐에도 측면 디자인을 넣고, 켰을 때가 아니라 껐을 때 TV 디자인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한승희 상무는 뉴스룸에서 “제품의 기능보다 제품이 어떻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TV 디자이너들은 이제 도면 위에 제품을 그리는 방식을 넘어 북유럽풍 디자인의 거실 세트를 만들고, 그 안에서의 어울림을 생각하며 TV를 디자인한다.

‘기술 디자인’보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에 주목한 뒤 삼성전자는 해외 예술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리프TV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밀라노 가구박람회, 프랑스 메종&오브제 등 세계 3대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세리프TV는 지난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판매하는 첫 번째 TV라는 기록도 세웠다. 더 프레임TV는 지난 3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공개된 데 이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이완 작가의 작품을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로 선정됐다.

유럽·일본 기업에 비해 TV 생산 후발 주자이면서도 다양한 ‘아트 마케팅’에 남들보다 먼저 눈을 뜰 수 있었던 배경은 사실 한국 예술계에 축적된 역량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하다. 예컨대 비디오아트 거장인 백남준은 1985년에 이미 삼성전자 TV로 ‘TV뷰작’을 선보였고, 30여년 만인 지난해 7월 삼성은 백남준쇼에서 세리프TV 등을 제공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국내 간송문화전, 러시아의 칸딘스키 서거 150주년 프로젝트에 쓸 TV를 공급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5-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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