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조선 산수화 日서 찾았다

500년 전 조선 산수화 日서 찾았다

입력 2017-05-07 23:02
수정 2017-05-0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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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조선의 회화…’ 특별전에 양팽손作 추정 산수도 출품돼

조선 전기 학자이자 화가인 학포(學圃) 양팽손(梁彭孫·1488∼1545)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6세기 초 조선 산수도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조선시대 전기 사대부인 학포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16세기 초 조선 산수도(오른쪽 사진)가 일본의 한 조선 회화 전시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왼쪽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6세기 산수도로 역시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조선시대 전기 사대부인 학포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16세기 초 조선 산수도(오른쪽 사진)가 일본의 한 조선 회화 전시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왼쪽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6세기 산수도로 역시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이 그림은 양팽손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16세기 산수도와 크기가 거의 같고, 구도가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화풍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작품에는 모두 ‘학포’(學圃)라는 인물이 쓴 글이 남아 있다.

중국미술연구소는 지난해 11월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 문화관에서 열린 ‘조선의 회화와 공예’ 특별전에 학포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산수도가 출품됐다고 7일 밝혔다.

일본인이 소유한 이 산수도에는 학포가 쓴 ‘산사는 산간에 어슴푸레 보이고/ 돛배는 큰 강의 수면에 떠 있다/ 어선은 빨리 정박하면/ 풍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시가 적혀 있다. 그림은 가로 56.7㎝, 세로 88.7㎝ 크기로 가로 46.7㎝, 세로 88.2㎝인 국립중앙박물관의 16세기 산수도와 비슷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산수도가 왼쪽으로 치우친 구도라면, 일본에서 발견된 산수도는 풍경이 오른쪽에 쏠려 있다.

한국·중국 회화사 연구자인 이타쿠라 마사아키 일본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는 전시 도록에서 “두 그림은 화풍뿐 아니라 서체, 인장까지 일치해 동일 화가의 작품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시에서 그림을 직접 살펴본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임진왜란 이전에 제작됐다는 조선 회화 가운데 믿을 만한 작품은 국내외에 100여건만 남아 있다”며 “1530∼1550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조선 전기 회화 연구에서 가치 있는 자료로, 해외 문화재 환수 차원에서 국내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7-05-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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