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 안전만 당부하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려야죠. 9명 모두 찾아가야죠.”기다리고 기다리던 딸을 찾는 수색방안이 나왔지만, 단원고 여학생 미수습자 가족들은 예상보다 차분하게 수색계획을 받아들였다.

3년의 기다림이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지만, 가족들은 ‘딸의 유골이라도 찾아 유족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을 내색하지 못했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18일 오전 세월호가 거치 된 목포 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미수습자 수습계획을 발표했다.

선체조사위원회 선체정리업체인 코리아쌀베지가 함께 참석해 세월호에 9개 진입로를 개척, 90여 명의 수색인력을 투입해 수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1시간여 동안 상세한 수색계획을 미리 전해 들은 가족들은 익히 알려진 선체 곳곳에 구멍을 뚫어 위아래로 진입해 내부 집기를 끄집어낸다는 요지의 수색 방법에 실망도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아직 세월호 선체 중 내부를 살펴보지 못한 구역이 있어 수색계획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서는 “우리나라에 전문가가 없어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기만 했다.

미수습자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근심을 하나 던 듯한 모습으로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수색계획이 나왔으니, 9명을 다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 씨는 “세월호를 배로 보지 말고 다 쓰러져가는 건물로 보고 작업해야 한다”며 “그만큼 작업자들의 안전도 중요하고, 위험성이 큰 만큼 모든 방법·장비·인력을 동원한 신속한 수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수색계획이 예상한 범위에서 크게 진전된 내용이 없었지만, 불만을 말하지도, 많은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안전에 신경 써달라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9명의 사람을 이토록 오랜 시간 내버려두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내 자식을 찾으면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내려가 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