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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생명력/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생명력/오일만 논설위원

오일만 기자
오일만 기자
입력 2017-04-07 21:56
업데이트 2024-03-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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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정상에서 본 소나무가 가끔 떠오른다. 도저히 생명을 잉태할 수 없을 것 같은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늠름하게 서 있다. 끈질긴 생명력이 주는 경이로운 아름다움 그 자체다.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질긴 생명력을 이어 온 만큼 그 푸름이 값지다. 운이 좋아 양지바른 옥토에서 자란 나무처럼 쭉 뻗지는 못했지만 옹골진 기품이야 어디 비길 데가 있을까.

집안에서 키우는 양란이 최근 새싹을 틔웠다. 지난 가을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자태를 자랑하던 꽃들이 스러지고 덩그러니 줄기만 남아 허망했던 기억이 있다. 겨우내 눈길조차 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신세로 지내면서 또 다른 생명력을 키웠다니 기특하기 그지없다.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은 인간 사회와 그리 다르지 않다.

온실 속에서 자라 부모 덕에 초년 출세를 했다고 해도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모진 비바람을 헤치면서 단단히 뿌리를 내려가는 그 과정이 삶의 길이 아닌가 한다. 가난하던 과거와 달리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행복지수가 급락 직하하는 요즘 새삼 생명의 의미를 돌아본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17-04-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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