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모든 일 소상히 밝히겠다”…김기춘은 ‘침묵’

조윤선 “모든 일 소상히 밝히겠다”…김기춘은 ‘침묵’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4-06 13:26
업데이트 2017-04-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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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 출석하는 김기춘, 조윤선
첫 공판 출석하는 김기춘, 조윤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일명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법정에 섰다.

김 전 실장은 입을 다문 채 침묵하며 다소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조 전 장관은 화장기 없는 민얼굴로 나와 힘없는 표정이었고, 체중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 모두 수의 대신 검은 정장을 입고 나왔다.

재판장이 생년월일 등 기본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하기 위해 피고인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할 때도 잠시 다른 생각을 했는지 뒤늦게야 몸을 세웠다.

김 전 실장은 재판장이 직업을 확인하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조 전 장관도 “지금 없습니다”라며 짧게 답변을 마쳤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조인 출신이다.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읽어내려가는 동안에도 김 전 실장은 계속해 주변을 둘러봤다. 간간이 헛기침도 내뱉었다.

변호인이 40분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때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재판장이 “본인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고개만 가로 저을 뿐 입을 떼진 않았다.

이후 다른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변론을 이어가자 옆자리의 변호사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김 전 실장이 협심증이 있어서 야간까지 재판하면 위험한 상황이다. 그에 관해 의사를 물었고 김 전 실장은 재판부 진행을 따르겠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조 전 장관은 주머니에서 접힌 A4 용지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쳐놓고 그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 펜으로 종이 위에 메모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의 변론이 끝나자 이 종이를 한 번 들여다본 뒤에 재판장을 쳐다보고 자신의 입장을 말로 풀어나갔다.

그는 “지금까지 저에 대해 깊은 오해가 쌓여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제가 겪은 모든 일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차분히 말했다.

조 전 장관의 남편인 박성엽(56·사법연수원 15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법정에 나왔다. 박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의 변호인으로 선임계도 냈지만, 이날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이날 재판에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변호인들이 열띤 변론을 하면서 여러 법리적 쟁점과 사실관계에 대한 주장을 풀어놓았다.

오전 재판이 끝나자 김 전 실장은 변호인단과 여유 있게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뒤 법정을 나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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