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관리에도 IT·AI 기술 필요…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강화 몸집 작은 우리에겐 오히려 기회”
“시장이 어려울 때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미래 기업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현대상선은 정보기술(IT) 강화와 친환경 선박으로 승부수를 띄울 겁니다.”3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해운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해운업이 IT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유 사장은 “홍콩에 갔다가 싱가포르로 가는 배가 있다고 할 때, 화물이 뒤섞여 있으면 하역비는 물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면서 “바다에 떠 있는 수십만개의 컨테이너와 선박의 관리를 위해선 IT를 넘어 인공지능(AI)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정보전략팀은 유 사장 취임 이후 가장 바쁜 부서가 됐다.
유 사장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바다를 누비며 해외 선사와 경쟁할 선박 자체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2020년 시작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가 몸이 가벼운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산화물 저감 장치를 설치하는 데 한 척당 100억원이 드는데, 선박이 600척인 머스크는 6조원이 들지만, 우리는 60척이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면서 “이 때문에 연비가 뛰어난 친환경 선박을 도입할 여력이 있어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 출범한 HMM+K2컨소시엄에 대해 유 사장은 “아시아 안에서의 화물 운송량이 급증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03-3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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