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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쉴게요” 미세먼지에 유치원·어린이집 ‘한산’

“오늘은 쉴게요” 미세먼지에 유치원·어린이집 ‘한산’

입력 2017-03-24 09:39
업데이트 2017-03-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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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자제 매뉴얼 있지만, 강제 적용 어려워 ‘불안’

워킹맘인 김모(34·여)씨는 얼마 전 5살 딸을 유치원에 보내려다가 멈칫했다. 수도권 지역에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는 뉴스를 보고서다.

마침 이날 공원 체험 학습을 간다는 말에 걱정된 김씨는 급하게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구했다.

겨우 아이를 친정집에 보내고 출근한 김씨는 “미세먼지가 한창 심한 날 우리 아이를 포함해 한 반에 서너 명만 등원한 적도 있었다”며 “요즘처럼 공기가 안 좋은 날에는 되도록 밖에 안 내보내고 집에서 돌보기로 했다”고 했다.

봄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야외활동이 많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자녀를 아예 등원시키지 않는 부모가 늘고 있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내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인 날은 이달에만 5일을 기록했다. 이 단계에서는 어린이나 노인들이 무리한 야외활동을 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인천에서 유아보육교사로 일하는 강모(27·여)씨는 “불안하다며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부모들이 늘었다”며 “누리과정에서는 하루 1시간 이상 바깥 놀이를 필수적으로 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할 수 있는 날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 신체활동으로 대체하지만 아무래도 바깥 놀이보다 자유롭지 않아서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누리과정(만3∼5세)은 매일 야외활동을 1시간씩 하게 돼 있는데 미세먼지 특보가 내리더라도 이를 금지하는 강제 규정이 없다.

미세먼지 특보가 발효되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가 발령 단계별로 야외수업을 자제하거나 금지토록 하는 환경부 매뉴얼은 있지만, 강제력이나 법적 구속력은 없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마다 자율적으로 지침을 따르는 실정이다.

보육 기관들도 미세먼지 탓에 봄철 야외활동이나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교육에 제약이 많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교육청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보면 각 학교나 유치원은 미세먼지 담당자가 경보 발령 상황을 확인해 학교장 등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학교장이나 원장이 실외수업을 금지하거나 수업 단축·등하교 시간 조정 등의 대응 조치를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리 계획한 체험 학습이나 견학 등의 야외활동은 매일 달라지는 미세먼지 특보에 따라 바로 변경하기도 어렵다.

실제 이달 인천시교육청 의견 나눔터에는 ‘미세먼지가 심한데도 실외수업에 창문까지 열어놓고 수업을 한다’거나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로 올라간 날은 실외활동을 실내활동으로 의무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비판과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코점막이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침투, 폐 질환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해를 끼친다.

스웨덴에서 아동·청소년 50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노출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 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가 ㎥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수록 아동들의 정신질환이 9%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도권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사업장이나 공사장 조업 시간을 줄이는 등의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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