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 광속 우주여행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 원자 충돌

[달콤한 사이언스] 광속 우주여행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 원자 충돌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7-03-15 16:38
수정 2017-03-15 16: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SF영화를 보면 광속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흔히 등장한다. 금속합금으로 만든 우주선으로 우주 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주선이 광속으로 날아간다면 얘기를 달라진다. 금속합금 우주선으로 광속 이동하면 화성도 못 가서 폭발하거나 운전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F영화의 고전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속에 가깝게 이동하는 엔터프라이즈호가 우주먼지나 원자, 암흑물질에 부딪치고도 멀쩡한 것을 보면 그래핀과 같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피디아 제공
SF영화의 고전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속에 가깝게 이동하는 엔터프라이즈호가 우주먼지나 원자, 암흑물질에 부딪치고도 멀쩡한 것을 보면 그래핀과 같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피디아 제공
 한국·캐나다·미국 공동연구진은 광속의 20% 정도 속도로 비행하는 초고속 우주선은 미세한 우주먼지나 원자의 충돌로도 기체 파손이나 심할 경우 폭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 티엠 황 박사와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지난해 4월 억만장자 유리 밀너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 등은 20년 내에 지구로부터 4.3광년 떨어져 있는 알파 센타우리로 우주선을 보내는 ‘스타샷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무게는 몇 g에 불과하지만 속도는 광속의 20% 수준의 나노 우주선을 띄울 계획이다.

연구에 따르면 초고속 우주선의 경우 우주공간에 있는 마이크로미터(㎛, 1000분의1㎜) 크기의 먼지입자나 무거운 원소의 원자들과 충돌하더라도 치명적이다. 특히 알파 센타우리까지의 공간에는 수소나 헬륨 원자를 제외한 무거운 원자가 10의16제곱개, 이 중 우주먼지는 10만개 정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런 무거운 원자나 먼지입자들이 우주선이 부딪칠 경우 표면을 뜨겁게 가열시켜 녹이고 구멍을 만들수 있으며 머리카락 크기의 먼지는 우주선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계산 결과도 나왔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초소형 우주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의 표면적을 최소화하고 그래핀처럼 녹는점이 높고 강한 소재로 얇은 차폐막을 2중으로 코팅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티엠 황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래에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여행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천문학적 관점으로 분석한 것으로 미래 우주선 설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