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날’ 대선주자들 여심잡기 나섰지만… ‘속 빈 공약’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대선 주자들은 ‘꽃을 든 남자’가 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성 당직자들에게 참정권을 통한 여성의 정치 참여를 의미하는 장미를 전달하고, 단계적 ‘남녀 동수 내각’ 공약을 공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은 파격적이지만 정작 대선 주자들의 ‘집안’ 격인 캠프에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공약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남녀평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성평등과 관련한 구호가 적인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국민통합”
바른정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 등이 8일 아침 서울 여의도역 입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국민통합·헌재존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정병국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김영우·김세연 의원.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에서 핵심역을 맡은 여성은 박영선 의원멘토단장 1명이고,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는 5명의 독수리 오형제 의원 중에서 여성 의원은 전략을 담당하는 3선 유승희 의원과 대변인을 맡은 초선의 제윤경 의원 2명뿐이다.
안 전 대표 캠프에선 전현숙 대변인을 비롯한 5명의 여성이 주요 직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원이 공보팀에 몰렸다. 전략, 조직 등 핵심 포스트에 여성은 없다. 남경필 경기지사 캠프도 핵심 직위를 맡은 여성은 박순자 공동선대위원장뿐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캠프는 진수희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해 가장 많은 6명의 여성이 활동하고 있다.
대선 캠프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하는 ‘산실’과 같은 곳으로, 캠프의 핵심 보직을 맡은 여성이 적으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통로도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야권의 한 여성 정치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여성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정치권에 번지고 있다”면서 “여성 인재가 적다고 하지만, 캠프에서마저 여성에 대한 심정적 배제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 전 대표가 여성의 날을 맞아 영입한 여성 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이날 “여성이 정치적 책임을 시작부터 나누는 공동주체가 되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50~60대 중장년층 남성들만으로 (캠프를) 구성하는 것은 광장의 현실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3-09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