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2주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함결 스님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복지는 사상누각일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됩니다. 종교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정부의 복지정책에 반영시켜야 합니다.”23일로 창립 22주년을 맞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함결 스님은 현장의 아픔과 목소리를 듣지 않는 복지정책은 사상누각의 탁상행정일 뿐이라며 종교계, 특히 불교계가 실효성 있는 자비나눔의 첨병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종교계 복지법인 중 개신교 장로교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흩어져 있는 시설이 194개에 달하며 시설 종업원 600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가 10만명이나 된다. 그 큰 규모를 갖췄으면서도 제 구실을 못했던 복지재단을 확 바꿔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교에서 복지의 큰 원칙은 차별 없는 평등의 자비나눔입니다. 바로 내가 부처임을 알고 더불어 연기해 사는 것이지요. 내 탓 남의 탓 가릴 것 없이 공동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차별 없이 모두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종교계 인사 정부 복지기구에 참여해야”
함결 스님은 광주 덕림사, 제주 보현사 주지와 호계원 사무처장, 중앙승가대 산학협력단장을 지내고 현재 천축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중앙종회 3선 의원. 사회복지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지난 8년간 제주·서울의 양로원과 요양원, 장애인센터에서 실무능력을 쌓아 종교계에선 이름난 사회복지 활동가이다. 그 이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재단 상임이사로 임명됐으며 취임 이래 의욕적인 활동을 벌여와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복지정책의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무엇보다 종교계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현장 활동가와 수용자들의 아픔이며 어려움을 듣지 않는 탁상행정 탓에 모순된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전국 사회복지시설의 대부분을 운영하는 종교계 인사들이 정부 복지기구나 위원회 등에 적극 참여해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전달해야 한단다. “지금처럼 국가의 복지정책을 그대로 받아서 운용하는 게 아니라 종교계, 특히 불교계가 국가에 복지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요.”
●재단 산하 복지센터 설립·선진 시스템 도입
그 노력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앞장서서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 산하에 복지센터를 세우는 한편 이미 운영하고 있는 복지 포럼을 그 작업의 터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단 직할단체인 시설협의회와 협력해 각종 사회복지시설 구석구석까지 세밀하게 파고들겠단다. 이달 초 16명의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그 작업의 일환이다.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다문화 가정 등 우선적으로 분야별 6개 직영기관을 선정해 선진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적용할 방침입니다. 불교에 맞는 복지 표준 모델 개발에 치중할 생각입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 각국의 난치병 돕기 운동에 앞장서 온 복지재단으로 유명하다. 스님은 이제부터 그 활동을 국내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회사며 병원들과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 “오는 4월 말 서울 근교에서 산하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5000여명이 참여하는 난치병 돕기 대규모 철야 정진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7-02-2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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