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남긴 유명한 스파이의 상당수는 ‘여자’였다. 여성은 권력과 정보를 쥔 남성에게 쉽고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성 스파이가 만든 함정은 꿀처럼 달콤해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다는 의미로 ‘허니 트랩’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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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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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
●美 군정 헌병대장 홀린 김수임
이화여전 출신으로 영어가 유창하고 미모가 뛰어났던 김수임은 독일에서 공부한 엘리트 공산주의자 이강국과 사랑에 빠지면서 스파이의 길로 접어든다. 김수임은 미 군정 헌병대장 존 베어드 대령과 동거하면서 군사기밀을 빼내 북한에 꾸준히 넘겨줬고, 1947년 이강국의 월북 이후에도 스파이 행각은 지속됐다. 1950년 4월 범행이 포착돼 전쟁 직전인 6월 15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미녀 스파이 대명사 마타하리마타하리는 드라마틱한 삶이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녀 스파이다. 마타하리는 인도네시아 언어로 ‘새벽의 눈동자’ 뜻이다. 그녀의 본명은 ‘마가레타 거트루이다 젤러’로, 네덜란드 태생의 무희 출신이다.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프랑스 파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그녀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현란한 춤으로 프랑스 군부와 정계 고위층, 재계 인사, 네덜란드 총리 등 많은 남자를 유혹했고 각종 기밀을 빼내 독일로 넘겼다. 마타하리도 결국 1917년 프랑스 정보기관에 스파이 행각이 발각돼 사형을 당했다.
●2500년前 여 스파이 원조 월나라 ‘서시’
2500여년 전 중국 월나라의 ‘서시’는 여성 스파이의 원조로 꼽을 수 있다. 중국 4대 미녀의 하나로,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며 오나라와 월나라 전쟁에서 맹활약했다. 기원전 498년 오나라 왕 부차에게 패한 월나라 왕 구천은 서시를 특수공작원으로 발탁했다. 서시는 춤과 노래, 예절 등 훈련을 통해 3년 만에 손짓 하나만으로도 남자를 녹일 경지에 이르렀다. 이런 서시에게 오나라 왕 부차가 반해 주색에 빠져들면서 오나라는 결국 월나라에 의해 망하게 된다. 서시의 말로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해피엔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7-02-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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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되는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 75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피상속인(사망자)이 물려주는 총재산이 아닌 개별 상속인(배우자·자녀)이 각각 물려받는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유산취득세)이 추진된다. 지금은 서울의 10억원대 아파트를 물려받을 때도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20억원까진 상속세가 면제될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속세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