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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도망가는 길은 자살뿐’… 김정은에게 5년 전 서신”

“김정남 ‘도망가는 길은 자살뿐’… 김정은에게 5년 전 서신”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7-02-15 22:50
업데이트 2017-02-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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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보위서 밝힌 독살 경위

공작원들 5년 전부터 응징 엿보다 마카오행 비행기 타러 줄선 김정남
젊은 여성 2명 중 1명 신체 접촉… 도움 요청하고 병원 이송 중 사망

‘저와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 주기 바람. 저희는 갈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음. 도망가는 길은 자살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

15일 국회 정보위 긴급간담회에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2012년 4월 이런 내용의 서신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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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대행 국가안전보장회의 주재
黃대행 국가안전보장회의 주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황 권한대행.
국무총리실 제공
●마카오 사는 후처·아들 中 당국이 보호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은 지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일어났다. 지난 6일에 말레이시아에 입국, 일주일을 체류한 김정남은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서 줄을 서 있었고 2명의 젊은 여성이 그에게 접근해 이 중 한 명이 신체를 접촉하는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 이후 김정남은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 용의자인 두 여성은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도주했으며 국정원은 이들이 아직 탈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은 변하지 않는 지시사항이라는 뜻의 ‘스탠딩 오더’를 받고 5년 전부터 김정남을 노려 온 공작원들이 당일 적당한 상황을 만나 명령을 수행했을 뿐이지, 북한이 일부러 북극성 2형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점 등과 연계하는 등 ‘타이밍’에 큰 의미를 두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을 정찰총국에서 벌였다고 보고 있지만 “그 정도 오더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벌인 일이기 때문에 (정찰총국) 독자적으로든 연합해서 하든 상당히 여러 파트에서 참여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편집광적 성격 탓 형 암살한 듯

국정원은 김정남이 암살된 이유로 그가 북한 정권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을 꼽고 있다. 김정남이 최근 타국에 망명을 시도하지도 않았고 국정원이 파악하기로는 북한 내에 김정남을 지지하거나 옹립하려는 세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김정남이 중국 베이징에 본처와 아들을, 마카오에 후처와 1남1녀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들 김한솔(22)은 후처의 자식이며 마카오에서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마카오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공항에 갔다가 암살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이번 일로 북한 엘리트 계층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북한 내부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2-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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