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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보다] 31년 만에 우주로 날아간 ‘챌린저호의 슬픈 축구공’

[우주를 보다] 31년 만에 우주로 날아간 ‘챌린저호의 슬픈 축구공’

박종익 기자
입력 2017-02-10 21:52
업데이트 2017-02-1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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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의 숨겨진 이야기

지난 3일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셰인 킴브로가 자신의 트위터에 축구공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챌린저호 희생자 중 오른쪽이 ‘슬픈 축구공’의 사연을 품은 엘리슨 오니주카다(왼쪽 사진).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 떠 있는 축구공(오른쪽).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
챌린저호 희생자 중 오른쪽이 ‘슬픈 축구공’의 사연을 품은 엘리슨 오니주카다(왼쪽 사진).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 떠 있는 축구공(오른쪽).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
이 축구공은 ISS 내에서도 최고의 ‘명당자리’인 큐폴라(Cupola·선체 관측용 모듈)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난데없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 축구공에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던진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사연은 31년 전인 1986년 1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굉음과 함께 우주왕복선 한 대가 힘차게 날아올랐다. 현장은 물론 수많은 사람이 TV를 통해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중 우주왕복선은 이륙 70여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상 최대의 참사로 기록된 챌린저호 폭발 사고로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챌린저호에는 엘리슨 오니주카(1946~1986)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탑승했다. 일본계인 그는 고등학교 축구팀에 있던 딸 자넬의 부탁으로 축구공을 건네받았다. 자넬과 동료 학생들이 각각의 꿈과 희망을 가득 담아 사인을 남긴 축구공이었다. 오니주카는 이 축구공과 함께 챌린저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돌 예정이었지만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비극적인 사연을 품은 축구공은 사고 며칠 뒤 우주가 아닌 대서양 한복판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뒤늦게 사연을 접한 오니주카의 딸 자넬은 “축구공이 마침내 우주로 나갔다”면서 “비극으로 끝난 아버지의 미션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 킴브로에게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17-02-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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