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부, 日 무역적자 2위 발표…양국 정상회담 앞두고 전전긍긍
아베 신조 정부가 미·일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만족시킬 대대적인 ‘선물 보따리’를 챙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가 7일(현지시간) 대일 무역적자가 중국에 이어 2위란 통계를 내놓아 일본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무역적자 감소 요구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 속에서 “정상회담에서 더 가혹해진 청구서를 받아 들 수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 사진. 이 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휴가뿐 아니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에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내부가 금으로 치장돼 있고 정원 면적이 축구장의 11배에 달하는 호화 건축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숙소뿐 아니라 회원제 숙박 시설로도 운영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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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건설사업 프로젝트 등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구축사업에 1500억 달러가량을 투자하는 등 앞으로 10년 동안 4500억 달러(약 515조 7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하자는 경협 방안이다. 양국의 공동 민간항공기 생산 계획과 신흥국에 대한 미·일 원전 공동수주 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일본은 ‘트럼프경제플랜 달성(계획)’이란 책자를 바이블 삼아 세심하게 분석해 이 회담을 준비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책은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초대 위원장 등이 쓴 것으로 트럼프의 구상에 대한 정보가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일본에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한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이번 주말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화 리조트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정상의 우호적 관계와 동맹의 힘, 깊은 경제적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일본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정상이 친밀감과 신뢰를 쌓는 것은 좋지만, 반(反)이민 정책 등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속에 트럼프의 호화 별장으로 날아가 골프를 치는 모습이 적절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골프 회동 계획을 알리며 “일본 총리가 골프를 치고 싶어 한다”며 골프 회합이 일본 측 요청에 따른 것임을 시사해 논란을 키웠다. 제1야당 민진당의 오구시 히로시 정조회장은 “개인적인 관계 구축도 좋지만 골프가 전 세계에 어떤 메시지가 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자민당 내에서도 국내 정치에서 역풍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2-09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