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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한국조폭’ 발언 파장…경관 한인살해 ‘물타기’ 반발

두테르테 ‘한국조폭’ 발언 파장…경관 한인살해 ‘물타기’ 반발

입력 2017-02-08 11:18
업데이트 2017-02-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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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경찰 수사에 한인 출입국 심사 강화 주장도…교민·관광객 ‘불똥’ 우려한국대사관 “근거없이 한인 평판 훼손”…세부 경찰 “활동 중인 한국 조폭 없다” 해명

느닷없이 한국인 조직폭력배들을 문제 삼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필리핀 경찰이 수사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한국인에 대한 입국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고위 공직자의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한국 조폭의 활동 정황이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교민들은 현지 경찰관들이 저지른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의 초점을 흐리려는 ‘물타기’ 의도가 아니냐고 반발한다.

8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주말 “한국 조폭이 세부에서 매춘, 불법 마약, 납치에 간여하고 있다는 정보를 보고받았다”며 강력 대응을 경고한 이후 현지 언론들이 이를 부각하고 있다.

세부는 필리핀 중부의 대표 휴양지로, 약 2만5천 명의 한국 교민이 있으며 연간 60여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다.

놀리 탈리뇨 중부비사야스 지방경찰청장은 한국 조폭의 존재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마약단속청(PDEA)은 한국인 마약사범을 적발한 적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조폭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드가르도 라벨라 세부 부시장은 “이민당국이 특히 세부 지역 거주자와 장기 체류자를 비롯해 한국인의 필리핀 출입국을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더 많은 경계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작년 10월 발생한 경찰관들의 한국인 지모(사망 당시 53세) 씨 납치·살해사건 배후에 한국 조폭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 조폭을 겨냥하면서 우리 교민과 관광객들이 ‘불똥’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자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세부분관은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뒷받침하는 어떤 자료나 증거도 필리핀 정부로부터 받지 못했다”며 “일부 현지 언론이 한국인의 평판을 훼손하고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승용 세부분관 총영사는 “2014년 5월 이후 세부에서는 한국인 연루 살인사건이 전혀 없을 정도로 한인 사회는 평화롭다”며 “필리핀 경찰청 안에서 경찰관들에게 살해된 지 씨 사건의 초점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대사관 측이 필리핀 당국에 한국 조폭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탈리뇨 지방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세부분관을 방문해 한국에서 도주한 일부 조폭이 세부에 숨어있지만, 실제 활동 중인 조폭은 없다고 해명했다.

오 총영사와 탈리뇨 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필리핀 국가수사국(NBI), PDEA, 이민국의 세부지국장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힐 계획이다.

이용상 세부분관 영사는 “한국 조폭 활동은 근거가 없다”며 “한국인 출입국 심사 강화는 세부 부시장의 개인적인 주장으로, 이민국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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