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반응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 선언에 여야 각 당과 대선주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협력 모색 중이던 새누리 긴급 비대위
특히 반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였던 바른정당은 패닉에 빠졌다. 장제원 대변인은 “대민 정치개혁을 위해 함께하길 바랐는데 굉장히 아쉽다”며 “본인이 정치, 외교행정가에서 정치권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의 개헌 연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논의에 나섰다. 김성원 대변인은 “우리 당은 그분이 쌓아 온 국제외교에서의 높은 경륜이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했고 그 일에 어떻게 협력할까를 모색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지금 민심이 바라는 것은 정권 교체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그분이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경륜, 특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적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 그와 면담했던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반 전 총장을 위한 꽃방석이 준비되지 않았고 반 전 총장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가 요즘 절감하고 있다고 한마디 했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면) 특히 외교 문제에 관해서는 반 전 총장으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이 중도 탈락할 것이라고 수차례 주장해 온 이재명 성남시장은 “고위 공직 경력 자체가 장점인 시대는 갔다. 그 공직이 요구하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자질 부족, 사적 이익에 공직을 이용했다면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국가 원로로서 기여해 주길”
반 전 총장과 같은 충청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쌓아 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 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 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시대의 요구는 정치의 세대교체로 흘러가고 있다.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반응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 정치판에 들어와 훼손됐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7-02-02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