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첫 변론 9분 만에 끝나

탄핵심판 첫 변론 9분 만에 끝나

한재희 기자
입력 2017-01-03 23:04
수정 2017-01-04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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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소장 “엄격·공정하게 심리”

朴대통령 불출석… 내일 2차 변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차 심리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소장 주변에 재판관들이 착석하고 있다. 이날 이진성(왼쪽부터), 안창호, 서기석, 이정미, 박 소장, 김이수, 강일원, 조용호, 김창종 재판관까지 헌재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석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차 심리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소장 주변에 재판관들이 착석하고 있다. 이날 이진성(왼쪽부터), 안창호, 서기석, 이정미, 박 소장, 김이수, 강일원, 조용호, 김창종 재판관까지 헌재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석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이 3일 시작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국정 농단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비위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진행되는 헌재의 탄핵심판 심리는 그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직위와 향후 정치일정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대통령 통치 행위의 범위와 책무 그리고 위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단죄에 있어서 헌법적 판단과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막대하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이날 대심판정에서 펼쳐진 1차 심리에서 심판의 원칙으로 ‘지극히 공정함’이라는 뜻의 ‘대공지정’(大公至正)을 들었다. 18세기 중국 청나라의 전성기를 이끈 건륭제의 말이다. 박 소장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의결되면서 우리 헌법이 상정하고 있는 기본적 통치구조에 심각한 공동을 초래하는 위기 상황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대공지정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우리 사회도 조속히 혼란의 터널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국정 혼란과 이에 따른 국민들의 우려를 감안, 주 1~2회씩 변론을 진행하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탄핵심판 심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청구인인 국회 탄핵소추위원회와 피청구인 박 대통령 측 대리인들이 증거 및 증인 채택 등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어 심리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1차 심리는 박 대통령이 불참함에 따라 9분여 만에 종료됐다.

헌재는 5일 2차 심리를 열어 청와대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과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인다. 헌재는 2차 심리에도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헌재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 없이 향후 재판을 이어 갈 방침이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까지 온 마당에 양측은 심판절차가 조속히 끝나도록 협조를 해야 한다. 이 사안은 공정성 못지않게 신속성도 중요하다”며 “헌재가 탄핵심판에 나섰지만 헌재 자체의 존재 이유도 심판대에 오른 셈이고, 재판관들도 이를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1-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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