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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전 차관 “조윤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보고 받았을 것”

조현재 전 차관 “조윤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보고 받았을 것”

오세진 기자
입력 2016-12-30 08:51
업데이트 2016-12-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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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퇴임 직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이 때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를 직접 받아온 인물이 당시 조현재 전 문체부 제1차관이었다.

조 전 차관은 “2014년 블랙리스트를 제게 건낸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 소속)이 (블랙리스트를) 정무(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전 차관은 지난 29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초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를 받은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은 “2014년 6월 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근무하던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저에게 A4 두 장짜리로 돼 있는 명단을 전달해 줬다. 그래서 유진룡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하고, (김 비서관이)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문체부에서 지원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를 받은 문체부는 회의를 열고 청와대의 지시가 문체부의 문화 육성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는 명단에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문체부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향후 청와대에서 같은 내용의 요청이 왔을 때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것이 조 전 차관의 설명이다.

그런데 조 전 차관에게 블랙리스트를 건넨 김 비서관이 2014년 6월 말쯤 연락을 해와 “그것(명단)을 폐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그 이후에 유 전 장관이 물러나고 새로운 장관(김종덕)이 오고 했는데 이 TF에 참여했던 1급(실장급) 공무원들, 새로운 장관한테 1급들 사표를 받았는데 특히 여기 TF에 참여했던 1급들 3명이 결국은 나중에 사직당하게 된 그런 배경도 이와 관련이 돼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이 블랙리스트의 배후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현 문체부 장관)을 지목했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시점은 2014년 6월 중순쯤으로, 블랙리스트가 문체부에 전달된 같은해 6월 초보다 늦은 시점이다.

하지만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의 블랙리스트 작성이 조 장관의 정무수석 임명 전 일이라 할지라도 임명 후에는 이 명단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는 것이 조 전 차관의 의견이다.

그는 “조윤선 장관은 아마 6월 초에는 정무수석을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하고 있다. 6월 중순쯤 온 걸로 알고 있다. 제가 (명단을) 받아온 거는 6월 초니까 (임명) 초창기 때 그거(블랙리스트)는 모를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명단이) 많이 만들어진 것은 아마 2014년 말이나 지난해 초로 기억한다”면서 “그러면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상식적으로는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 명단에는 청와대 눈 밖에 난 9473명의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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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한 적 없다”
조윤선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한 적 없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답변을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조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전에도 청와대가 문화계 쪽 일에 대한 간섭이 잦았다고 폭로했다. 아래는 그가 밝힌 사례.

“2013년 12월에도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 대해서 청와대 김기춘 실장이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이야기 들었고요. 그래서 CJ에서 만든 거지만 저희 문체부가 모태펀드에다가 투자를 해서 거기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청와대로부터) ‘모태펀드에서 CJ 영화 투자하는 쪽에 지원을 하지 말아라’, ‘CJ 쪽에 규제를 많이 하라’이런 압력을 많이 받았고요. 여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이제 독립영화제입니다. 거기에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독립영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여러 영화들하고 같이 상영이 돼서 그게 좀 이슈가 돼서 그때 당시에 제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 부분도 이제 청와대에서 참석을 하지 말도록 종용을 했습니다마는, 저희는 그래도 독립영화제를 좀 육성하는 그런 정책을 펴고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 반대를 무릅쓰고 참석을 한 그런 적도 있고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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