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의 국정농단 “대장(대통령)에게 말하면 靑수석 날리는 것 일도 아냐”

안봉근의 국정농단 “대장(대통령)에게 말하면 靑수석 날리는 것 일도 아냐”

오세진 기자
입력 2016-12-12 22:13
수정 2016-12-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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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비서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비서관 지난달 14일 오전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두하는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국정농단의 장본인은 최순실(60·구속기소)씨만이 아니었다. 최씨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역시 비선 실세인 최씨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국정 운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봉근(50)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박 대통령 집권 초기 “나를 거치지 않으면 김기춘(비서실장)이도 ‘대장’(박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낼 수가 없다”, “내가 대장에게 한마디만 하면 (청와대) 수석 한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주위에 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이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정윤회 문건’(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작성)의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을 분석한 결과 안 전 비서관은 “지금 청와대에 들어오려면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민정(수석실)에서 조응천(전 공직기강비서관)이가 검증한다고 해도 대장께 최종 확인은 내가 받는다”면서 “각 수석들이 자기들이 올린 사람에 대해 나에게 ‘일찍 해달라… 어떻게 돼가느냐’ 등을 물어보면서 내 앞에서는 눈치만 보고 슬슬 긴다”고 덧붙였다.

안 전 비서관은 또 “정부 주요 인사는 내가 다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게 대장이 관저에 퇴근 후 나에게 개별 거론자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가 대장에게 한마디만 하면 (청와대) 수석 한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고리 3인방은 정부 인사에도 광범위하게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비서관은 ‘시중여론’에서 “VIP께서 (오후) 6시가 되면 관저로 이동하는데 그 때부터 중요한 인사 등에 대해 저에게 물으시고 저는 관저에서 종합적인 의견을 건의한다”며 인사에 개입했다고 말한 것으로 적시됐다.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도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이 위원장인 인사위원회에 참여해 “위원장이 ‘이 자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 하는 것을 물어보면 답하곤 했다”며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인방은 총선 공천에도 관여했음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비서관은 “○○○이는 내가 배지를 달아 줬다”면서 “내가 마음만 먹으면 3, 4명쯤은 대장께 이야기할 수 있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는 것 문제도 아니다”고 한 발언이 시중여론에 적시돼 있다.

최씨는 이 문고리들의 도움으로 수시로 청와대를 프리패스했을 뿐 아니라 대통령 관저에서 잠까지 잤다고 안 전 비서관이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세계일보>는 “안봉근 등과 회의를 자주 하는데 안봉근이 회의에 늦을 때가 있어 ‘왜 늦었느냐’고 물어보면 ‘최(순실) 여사가 오늘 유독 말을 많이 했고 주문이 많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최순실이 관저에서 자고 가는 일도 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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