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글로벌 시대] 주목받는 중국 경제 재조정 정책/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주목받는 중국 경제 재조정 정책/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입력 2016-11-27 18:00
업데이트 2016-11-27 18:5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중국 경제의 최대 고민은 불균형이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는 심각한 내외수 불균형을 낳았다. 처방은 재조정이다. 대외 재조정과 대내 재조정이 있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것이 전자다. 후자는 수요와 공급, 신용의 쏠림을 바로잡는 것이다. 경제성장률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재조정에 온갖 공을 들이고 있다. 오래 길든 몸집 불리기식 성장방식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재조정 과업의 중간 성적표는 어떨까. 대외 재조정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최근 2~3%대로 떨어졌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 역시 과거 GDP의 2% 내외에서 지금은 0% 근처에 머문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 하락과 함께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대내 재조정이다. 점수가 들쑥날쑥하다. 공급 측면은 진전이 있었다. 최고 지도부가 핵심 경제정책으로 공급 측면 개혁을 내건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급과잉 해소, 산업구조 고도화 촉진, 부동산 재고 해소 등에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수요 측면은 갈 길이 멀다. 2012년 이후 투자에서 소비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은 일단 적중했다. 소비가 전체 경제성장의 3분의2를 담당할 정도가 됐다. 소득 증가와 소비확대 정책조치들이 잇따른 결과다.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다.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이 38%에 그친다. 소비를 더 키워야 한다.

재조정 정책의 최종 성적표는 어떻게 나올까. 정부의 정책 청사진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어림짐작으로 헤아려볼 일은 더욱 아니다. 최종 성적표는 알 수 없는 수많은 변수의 복합조합이다. 인구와 사회구조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그것은 미래의 영역이다.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의 대가 피터 슈워츠의 미래 예측방법론이 유용할 것이다. 그는 알 수 없는 미래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한다. ‘지금 같은 미래’, ‘더 나은 미래’, ‘지금보다 못한 미래’다. 상황별로 추세를 관찰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 미래상을 좀더 잘 볼 수 있다.

마침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경제의 재조정 전망에 관한 흥미로운 시나리오 보고서를 냈다. 기본 시나리오 즉 ‘지금 같은 미래’에서는 소비 확대와 서비스업 개혁은 성과를 내지만 국유기업 개혁과 예산운용 측면에서는 지지부진할 것으로 본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더 나은 미래)는 과감한 정책수단을 통해 수요, 공급, 신용의 불균형이 전반적이고 실질적으로 교정되는 경우다. 재조정이 성공하려면 여러 영역의 정책 조화와 조합(policy mix)이 필요한데 자칫 균형감각을 상실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지금보다 못한 미래)가 된다.

중국은 ‘더 나은 미래’ 시나리오로 가려는 정책 조치에 나서고 있다. IMF의 진단은 이렇다. 위안화 환율은 평가절하 또는 평가절상의 어느 한 방향보다는 실질적인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유지할 것이다. 위로도 갈 수 있고 아래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비스업은 규제 철폐로 생산성 향상과 소비확대 효과가 나도록 할 것이다. 정부가 의료보건 투자를 확대해 높은 가계저축률을 소비로 유도할 것이다. 종합하면 소비 확대다.

대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기상품과 유망 서비스만 찾기보다는 정책을 살피고 그 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시장은 정부가 움직이는 정책시(政策市) 특성이 여전히 강하다.
2016-11-28 30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