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대표팀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4차전에서 1대0으로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16.10.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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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란 원정경기 4패 3무를 기록,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징크스의 시작은 1974년 9월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치른 첫 이란 원정경기부터였다. 당시 대표팀은 이란에 0-2로 패했다.
이후 한국은 유독 이란에만 가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역대 6번의 이란 원정경기에서 2무 4패로 매우 고전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 팀의 강한 전진 압박 플레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번번이 실수를 저질렀다.
전반 25분엔 상대 팀 사르다르 아즈문에게 선취 결승 골을 내줬고, 후반전에도 끌려갔다.
대표팀은 경기 전 징크스를 꼭 탈출하겠다며 의욕을 내비쳤지만 정작 경기장에선 무기력한 플레이로 이란 원정 무승 기록을 ‘7’로 늘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깨지 못한 징크스는 무승 기록뿐만이 아니다.
이란 원정경기 무득점 기록도 이어갔다.
대표팀은 6차례 이란 원정경기에서 단 3득점에 그쳤다.
1977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영무가 2골을 넣었고, 2009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박지성이 득점을 기록했다.
박지성 이후로는 이란 원정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3차례 경기에서 모두 0-1로 패했다.
7년 묵은 이란 원정 무득점 기록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날 슈팅 단 2개에 그쳤고, 그나마도 유효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이전 경기에서 펄펄 날았던 원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EPL 순위권 선수인 손흥민(토트넘)도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형적인 불리함이 상대 팀 전력에 악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이 해발 1200m에 위치해 원정팀 선수들이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란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 열기도 상대 팀 선수들의 기를 죽이고 있다.
이날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도 8만 명의 홈팬들이 운집했다.
이란 관중은 종교적 추모일을 맞아 검은 셔츠를 입었으나 응원만큼은 변함없이 뜨겁게 펼쳤다.
이날 한국은 고지대 적응이 쉽지 않은 데다 일방적인 응원에 시달려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