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발전 땐 농구 국민스포츠 될 것”

“생활체육 발전 땐 농구 국민스포츠 될 것”

한재희 기자
입력 2016-10-06 22:50
수정 2016-10-0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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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어벤저스’ 감독 우지원

‘코트 위의 황태자’로 불렸던 우지원(43) 농구해설위원은 몇 년째 꾸준히 방송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농구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복면가왕’이나 ‘진짜사나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 요즘 10대들은 그를 방송인으로만 기억하고 과거 농구선수였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코트 위의 황태자’로 불렸던 우지원(43) 농구해설위원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서울마당 연예인 농구대회’에서 “생활체육이 발전하면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되고 그러다 보면 농구도 국민 스포츠로 사랑받을 수 있다”며 농구계 현안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코트 위의 황태자’로 불렸던 우지원(43) 농구해설위원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서울마당 연예인 농구대회’에서 “생활체육이 발전하면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되고 그러다 보면 농구도 국민 스포츠로 사랑받을 수 있다”며 농구계 현안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사람들의 시선이 어떻든 간에 그는 스스로가 농구인이라는 것을 늘 잊지 않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2010년부터 ‘우지원 농구교실’을 개설해 유소년들을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대학이나 프로농구팀의 지휘봉을 잡고 싶다고도 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서울마당 연예인 농구대회’에서 만난 그는 동료 방송인들 틈에서 편하게 있다가도 농구 경기가 시작되자 진지한 모습으로 변했다. 가수 박진영, 김태우 등이 속한 연예인 농구단 ‘예체능 어벤저스’의 감독을 맡은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농구계 현안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자 이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우지원은 “옛날의 농구 인기와 현재를 비교하면 안 된다. 지금의 농구는 (대중에서) 마니아층으로 많이 옮겨간 것 같다”며 “나를 비롯한 농구인들이 인기 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구가 다시 붐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국제대회에서 이슈거리를 생산해 내야 한다”며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통해 좋아졌듯이 농구도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다. 우지원은 이런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해 유소년 농구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뿐 아니라 직접 ‘우지원 농구교실’을 개설해 유소년 농구 육성에 뛰어들었다.

우지원은 “2010년 경기 용인시에서 시작해 현재는 인천, 광주, 분당 등 전국 8곳에 농구교실을 차렸다. 은퇴하기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현재 가장 많이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라며 “자주는 못 가지만 한 지점당 1년에 4~5번씩은 꼭 방문한다. 그때마다 강사로 나서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옛날에는 길거리에서 키가 큰 학생이 보이면 데려다가 운동선수로 키우는 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세대가 아니다”라며 “이제는 생활체육 중심으로 바꿔서 취미로 하다가 잘하는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생활체육이 강하다. 생활체육이 발전하면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되고 그러다 보면 농구도 국민 스포츠가 될 수 있다”며 “농구교실을 하면서 엘리트 쪽으로 보낸 선수가 지금까지 10명이 넘는다. 그럴 때마다 농구인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또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유소년 농구에 힘을 쏟고 있다 보니 최근 재점화된 귀화 선수 영입 논쟁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16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에서 대만, 이라크, 일본팀이 귀화 선수를 앞세우자 허재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제 국가대표팀에도 귀화 선수를 활용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털어놨었다.

우지원은 “일단 우리나라 선수들이 먼저 좋아져야 한다”며 “혼혈의 경우는 몰라도 귀화 선수는 해당 나라에서 돈을 줘 국적을 얻고 잠깐 뛰는 것이다. 그렇게 우승을 하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허재 감독께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귀화 문제를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겨 내고 경쟁력을 많이 갖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농구 얘기에 눈을 반짝이고, 흥분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의 행동에서 ‘코트 위의 황태자’ 시절의 모습이 아직 느껴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10-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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