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회의장 입장한 정진석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주광덕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16.9.23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당 방침으로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키려고 하지만, 여소야대의 구도에서 부결을 무난히 관철시키기가 어려워서다.
23일 국회 본회의에 재적의원 300명이 전원 출석해 표 대결을 벌일 경우 해임건의안이 부결되려면 151명을 확보해야 한다.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새누리당 의석(129석)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해임건의안 제출에 동참하지 않았던 국민의당(38석)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전날 밤 늦게까지 공을 들였다.
해임안에 대한 국민의당 의원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파악되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에 연 의원총회를 오후 3시까지 끌었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에 개의할 예정이던 본회의 개의 시간도 오후 2시 12분으로 늦어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포하고 예정대로 대정부질문이 시작되자 새누리당은 질문자로 정해둔 의원들을 본회의장에 투입하되, 지연작전의 ‘플랜 B’와 ‘플랜 C’를 서둘러 마련했다.
애초 검토됐던 방안은 19대 국회 막판에 등장했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다. 해임안은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안에 표결에 부쳐져야 하는 만큼, 전날 오전 10시3분 보고된 해임안이 표결 처리되는 것을 오는 25일 오전 10시3분까지만 저지하면 자동 폐기된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에서 무제한 토론 신청서까지 받아간 새누리당의 필리버스터 작전은 본회의 개의 전에 신청서가 제출돼야 필리버스터를 허용하는 국회법 규정 탓에 무산되고 말았다. 신청서를 받아간 사이 정 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들의 장시간 답변과 ‘입심’ 좋은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으로 시간을 끄는 작전이 펼쳐졌다. 국회법상 질문자의 발언 시간은 15분, 의사진행발언은 5분으로 제한되는 반면 국무위원의 답변시간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셈이다.
실제로 오후 3시 5분쯤 새누리당의 첫 질문자로 나선 정우택 의원은 자신의 모두발언과 질문은 짧게,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변은 길게 하는 방식으로 50분가량 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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