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평화봉사단과 한국 ‘50년 우정’ 한눈에

美평화봉사단과 한국 ‘50년 우정’ 한눈에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9-12 23:00
수정 2016-09-1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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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정, 영원한 우정’展 개막

스티븐스 前대사·커밍스 교수도 단원
영어교육·결핵치료 등 희귀자료 전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미국 평화봉사단 한국 활동 50주년 기념 특별전 ‘아름다운 여정, 영원한 우정’ 개막식에서 캐슬린 스티븐스(왼쪽부터) 전 주한 미국대사,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미국 평화봉사단 한국 활동 50주년 기념 특별전 ‘아름다운 여정, 영원한 우정’ 개막식에서 캐슬린 스티븐스(왼쪽부터) 전 주한 미국대사,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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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봉사단원 훈련 책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평화봉사단원 훈련 책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1966년부터 1981년까지 우리나라의 교육, 보건,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미국 평화봉사단을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13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미국 평화봉사단 한국 활동 50주년 기념 특별전 ‘아름다운 여정, 영원한 우정’이 그것이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12일 박물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평화봉사단원들이 우리나라에서 펼친 활동을 기억하고 우리와 그들이 나눈 우정을 되새겨 한·미 관계가 더 돈독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 평화봉사단원 80여명을 비롯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 평화봉사단은 개발도상국의 교육·농업·기술 향상, 보건 위생 개선, 지역 개발 등을 위해 1961년 창설됐다. 1966년 100명의 단원이 한국에 파견된 이후 1981년 철수할 때까지 2000여명의 단원이 활약했다. 이들은 전국 농어촌 지역 중·고등학교에 배치돼 영어를 가르치거나 읍·면 보건소 보조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결핵 퇴치 사업을 벌였다.

전시는 2012~2015년 우리나라를 다시 찾은 봉사단원 100여명을 인터뷰한 영상을 비롯해 단원 62명이 기증한 자료 1236점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단원들의 한글 공부 연습장, 귀국하면서 남긴 작별 편지, 미국 국제협조처(ICA) 소속 한국기술원조계획 책임자인 팔리의 보고서, 단원들이 만든 노래인 ‘결핵 없는 내일’이 수록된 LP판 등 다양하다.

단원 중엔 친숙한 사람이 적지 않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1975~1976년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방황하다 wander, 유감천만이다 really regretable, 제기하다 提起 institute’ 등 한자까지 곁들여 가며 한국어를 익혔다.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한반도 근현대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1967~1968년 선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한국 근대화 연구 분야 석학인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석좌교수도 평화봉사단 출신이다. ‘한옥 지킴이’로 유명한 피터 바돌로뮤는 봉사 활동을 하러 왔다가 아예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평화봉사단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증인 역할도 했다. 전남 영암에서 결핵 퇴치 봉사를 하던 데이비드 도링거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외신 기자들 통역을 해 주고 병원을 찾아가 부상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1969년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에드워드 베이커는 개헌 반대 시위로 잡혀간 학생들의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9-1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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