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범죄 수사의 성지(聖地)된 보배드림

교통범죄 수사의 성지(聖地)된 보배드림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9-07 15:02
수정 2016-09-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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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쇼핑몰 ‘보배드림’ 사이트
자동차 쇼핑몰 ‘보배드림’ 사이트 출처:보배드림 사이트 캡처
중고차 쇼핑몰 사이트 ‘보배드림’이 교통범죄 수사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2014년 마세라티 기블리 절도, 지난해 청주 크림빵 뺑소니 등 대형 사건·사고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교통경찰이 즐겨 찾는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7일 “올해 교통범죄수사팀이 신설되면서 발생 사건뿐만 아니라 각종 교통관련 범죄 사건을 인지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교통범죄수사팀 소속 수사관들이 수시로 ‘보배드림’에 들어가 이슈가 되는 블랙박스 동영상을 찾아본다”고 말했다.

보배드림은 중고차 쇼핑몰 사이트인데,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몰리며 국내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중고차 매물이 주로 올라오지만, 게시판에 주로 교통사고와 관련된 제보나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온다.

2014년 5월 보배드림에 ‘강남에서 마세라티 기블리 도난, 사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마세라티 기블리는 1억원이 넘는 고급 자동차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강남 모 세차장에 차량을 맡겼다가 직원이 키를 넣어둔 채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절도범이 차를 훔쳐 달아났다”며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지만 걱정이다. 혹시나 이 차량을 목격하면 제보 좀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후 실제로 마세라티 기블리 차량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쏟아졌고, 일부 회원은 작성자가 공개한 차량의 번호판과 일치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작성자는 정선 카지노 호텔 직원이 전화로 제보해줘 범인을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발생하자 보배드림 회원들은 ‘네티즌 수사대’를 자처했다.

회원들은 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 차량 번호를 특정했고, 또 다른 회원은 ‘크림빵 용의자가 저희 사무실에서 부품을 사갔습니다’고 제보하며 차종을 특정했다.

결국 용의자는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 2월 보배드림에 폭주족 영상이 올라오자 5개 경찰서가 수사에 뛰어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서울 서부경찰서가 서울 강북 일대와 인천 등지에서 폭주를 일삼은 일당을 검거했는데, 영상을 가장 먼저 확보한 덕분이었다.

한 교통경찰은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CCTV 분석 결과보다 네티즌 수사대가 더 정확하지 않았냐”며 “요즘 웬만하면 다 블랙박스를 갖고 있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보배드림에 관련 동영상이 다 올라온다”고 말했다.

실제 7월 영등포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는 5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관련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고, 이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며 이슈로 떠올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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