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 낀 태영호
귀순한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2014년 11월 런던 북한대사관에서 개최한 북한 예술 전시회에서 북한 국기와 회화를 배경으로 팔짱을 낀 채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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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태 공사가 탈출 당시 런던에 있는 주영 한국대사관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관리들이 여전히 함구하고 있지만 이달 초 태 공사가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런던에 있는 주영 한국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영국 관리들이 태 공사 일행이 서울로 가는 것을 순조롭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도 태 공사 가족이 한국까지 어떻게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탈출 초기에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안가를 지원하는 등 도왔을 수 있다고 보도했었다. 현재까지 태 공사가 어디에 망명 의사를 전달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교소식통들은 태 공사 가족이 한국으로 망명하는데 영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공사가 근무했던 영국 런던의 북한대사관 앞에서 17일(현지시간) 한 카메라 기자가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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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북측 관계자는 태 공사의 망명이 한국 정보당국이 뇌물을 주거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북한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일본 소재 조미평화센터 김명철 소장은 이날 “한국 정보기관의 전형적인 작업으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책략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사례와 매우 비슷한 사건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돈 또는 여자들로 전 세계 북한 외교관들을 유혹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아직 태 공사 가족의 망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