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M
여기에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또다른 논란을 지피고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고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최근 이 영화를 본 뒤 페이스북에 감상평을 올리면서 “노무현 정권 이후 우리 영화계 일부가 좌편향 성향이 짙어진 지 오래”라면서 영화에 이념색을 덧칠했고, ‘안보정당’을 강조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 역시 지난 1일 이 영화를 단체관람하며 영화 홍보에 나섰다. 이때문에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자연스럽게 ‘국뽕 영화’라는 비난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국뽕’이란 ‘애국심’과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 ‘뽕’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애국심에 지나치게 도취되거나 애국심을 무분별하게 강요하는 행태를 비꼬는 의미로 사용된다.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해 그간 ‘국뽕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화들을 살펴봤다.
1. 디 워(D-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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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의 수준만큼이나 논란의 도마에 오른 것은 디 워 관계자들이 선택한 ‘애국 마케팅’ 전략이다. 심형래 감독은 디 워가 ‘우리 기술’로 완성된 영화라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워 대중에 호소하는가 하면, 엔딩 크레딧 배경음악으로 영화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는 ‘아리랑’을 삽입하는 등 관객의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빈축을 샀다.
2. 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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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 기지가 돋보였던 전투다. 그러나 영화는 장군의 승리 비결을 개연성 있게 그려내는 대신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백성의 분투와 이에 대응하는 이순신의 지도자적 면모만을 강조, ‘애국 코드’만 남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3. 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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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은 JTBC와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평가에 대해 “(국제시장은) 세대 간 소통을 위한 영화”라며 “현대사에 대한 정치, 사회적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한 작품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민주화 운동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다루다가 겉핥기식 표현이 되길 바라지 않아 아예 배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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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인천상륙작전에 새겨진 ‘국뽕’이라는 낙인은 소재 때문이 아니라 애국심에 지나치게 의존한 연출 경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객의 눈물샘 자극에만 천착하는 작품들이 ‘신파’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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