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울 때 면허 따놓자” 판치는 불법·속성교습

“쉬울 때 면허 따놓자” 판치는 불법·속성교습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07-13 22:40
수정 2016-07-1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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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0월 말 바뀌는 운전면허시험… 학원가 북새통

시험 강화되면 비용도 더 들어
학원 교습도 ‘하늘의 별따기’
“변경 시점 불명확해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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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면허시험을 신청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경찰청이 시험 강화를 예고한 데다 대학생들의 여름방학까지 겹치며 면허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면허시험을 신청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경찰청이 시험 강화를 예고한 데다 대학생들의 여름방학까지 겹치며 면허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운전면허학원 교습이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올해 1월 직각주차(T자) 부활과 ‘경사로 구간 우선멈춤’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마련한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이 이르면 10월 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둘러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시험 의무 교육시간’이 현행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면서 학원비마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운전면허학원을 붐비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찰이 시험제도 변경 일자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13일 서울 Y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 강화 때문에 수강생이 원래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대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폭발적으로 급증해 모든 수업의 정원이 꽉 찼다”고 전했다. 지금 접수해도 최소 2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일부 학원들은 이르면 8~9월부터 시험이 강화될 수도 있다며 은근슬쩍 수강생을 압박하고 있다. 그 결과 3~5일간 매일 10여 시간씩 수강하고 면허를 취득하는 속성운전면허학원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경찰은 장내기능시험의 주행거리를 50m에서 300m로 늘리고 평가항목에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경사로, 가속, 직각주차 등 5가지를 추가할 계획이다. 필기시험에 낼 문제 풀(pool)도 지금의 730개에서 1000개로 늘린다. 경찰은 운전면허 취득 비용이 현재 40만원 선에서 평균 8만원씩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자가 이날 찾아간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주변에선 불법 개인교습을 권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시험이 강화되면 면허를 취득하기가 워낙 어려워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는 게 설득 포인트였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독학으로 도로주행에 도전했다가 두 차례나 떨어졌다”며 “학원에 등록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해 불법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개인 교습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간당 2만~3만원이던 불법 학원의 수강료는 정규 학원과 비슷한 4만원 선까지 올랐다. 최근 경찰이 단속을 강화했지만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 후기글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하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교습 차량은 임의로 설치된 보조 브레이크가 오작동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데다 사업용이 아닌 개인용 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고가 나도 적절한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없고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며 운전면허 응시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국 26개 시험장에서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109만 9660명에서 올해 상반기 132만 7936명으로 20.8% 증가했다. 1월만 해도 응시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으나, 경찰이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을 발표한 뒤로 2월에는 지난해보다 50.0%나 늘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을 반영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곧 공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현재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데 공포 3개월 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7-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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