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국가브랜드/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가브랜드/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7-04 22:14
수정 2016-07-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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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Brand)는 ‘달구어 지진다’는 의미를 갖는 노르웨이 옛말 ‘브란드르’(Brandr)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낙인(烙印)과 같은 의미다. 브랜드의 어원은 유목민들이 자신의 가축을 표시하기 위해 낙인을 한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나라에서 브랜드에 성공한 최초의 제품은 부채표 활명수(活命水)라고 한다. 당시로서는 신약인 이 약은 1910년 8월 15일 특허국에 등록됐으며 아직 그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제품에 통용되던 브랜드를 국가에 적용한 것을 국가브랜드라고 한다. 한 국가의 자연환경과 역사, 정치, 경제, 문화를 내포하는 상징체계라 할 수 있다. 국가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국가브랜드가 경제 규모 11위에 비해 디스카운트된 나라에 속한다.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지수는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제경영개발원(IMD) 보고서에서는 27위, 안홀트와 로퍼가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NBI)로는 27~31위 수준이다. 실제보다 저평가되고 있다. 국가브랜드는 관광객 유치, 제품 수출, 투자 유치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국가브랜드 후광 효과라고 한다. 국가브랜드는 처음에는 제품의 원산지 표시를 하는 기업 중심에서, 이후 국가 정체성과 이미지를 나타내는 국가와 기업 중심으로, 최근에는 국가와 기업에 국민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브랜드에 한 나라의 역사와 전통, 국민이 공유하는 문화와 가치, 기업 문화 등이 포함돼야 제대로 된 국가브랜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이후 역동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국가브랜드로 사용해 왔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다이내믹 코리아와 함께 스파클링 코리아(Sparkling Korea)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담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 밀려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발족, 새로운 국가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가 어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창의 한국)를 새로운 국가브랜드로 공표했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핵심 가치로 창의성(Creativity), 열정(Passion), 화합(Harmony) 등 3개의 가치를 도출한 뒤 이를 브랜딩 작업을 거쳐 ‘CREATIVE KOREA’로 결정했다고 한다. 새 국가브랜드가 우리의 문화와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CREATIVE KOREA’는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인 것만은 분명하다.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공감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만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공감해야 진정한 공감일 것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7-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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