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1억 모금에 28.7초면 충분했다

P2P 1억 모금에 28.7초면 충분했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5-19 23:32
수정 2016-05-2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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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대출액 1100억대 급성장

대부업 아닌 통신판매업 시도
개인 외 문화·기업 등 영역확대
“공시 의무 등 투자자 보호 필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대출 및 투자를 연결하는 P2P 금융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1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투자자 보호 등 관련 법규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상위 20개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1100억 765만원으로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진 351억원에 그쳤으나 올 들어서만 749억원이 신규 대출되는 등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8퍼센트(216억 1200만원)가 가장 많은 대출을 중계했고, 테라펀딩(197억원)·빌리(138억 2700만원)·렌딧(133억원)·투게더(113억 18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투자자의 접속이 몰려 서버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테라펀딩이 지난달 출시한 8개 상품(총 32억 3000만원)은 15분27초 만에 모금이 완료됐다. 1억원을 모으는 데 평균 28.7초가 걸린 셈이다. 2억원을 모은 53회차 상품은 18초, 4억 5000만원을 펀딩한 54회차 상품은 43초 만에 마감됐다.

P2P는 관련법과 제도가 없어 대부중개업으로 등록해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주고 투자를 받는 데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체는 대부업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았다. 이달 말 출범하는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하고 영업을 한다.

개인신용 대출에 집중됐던 영역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빌리는 최근 ‘슈퍼콘서트 토요일을 즐겨라!’ 서울 공연 제작비 6억 6000만원을 모금해 눈길을 끌었다. 연 15% 금리의 4개월 원금만기 일시상환 상품으로 28시간 만에 모금이 완료됐다. 8퍼센트는 태양광 에너지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스타트업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P2P는 30대가 주로 이용하며 여성 비율도 상당하다. 렌딧이 최근 1년간 투자자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60.7%에 달했다. 어니스트펀드 조사에선 전체 투자자의 43%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또 P2P에선 20대80의 파레토법칙이 통한다. 빌리의 경우 투자금 상위 18%의 투자자가 전체 투자액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P2P에 대한 법적 규제 미비가 시장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으나 대출 사고, 도산, 사기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국내 P2P 업체도 공시와 투자금 예치 의무화, 대출 수요자 정보 확인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5-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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